[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박병호가 도루를 했다. 그것도 무려 7년만에 2루로 달렸다. KT 위즈의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좋은 예다.
KT가 LG 트윈스에 첫 스윕을 했다.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KT는 21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서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으로 6대2의 완승을 거뒀다. 주중 3연전을 모두 승리하며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6승10패로 여전히 8위지만 분위기 전환은 성공했다. 충격의 3연패에 빠진 LG는 10승 7패를 기록하며 두산 베어스에 2위 자리를 내주고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공동 3위가 됐다.
KT는 2회초 상대 선발 손주영의 갑작스런 난조에 침착하게 대응하며 대량 득점에 성공해 초반 경기 흐름을 잡았다. 1사후 6번 홍현빈의 좌전안타에 이어 7번 박경수, 8번 김준태, 9번 심우준이 차례로 볼넷을 골랐다. 밀어내기로 1-0. 이어 1번 김민혁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한 KT는 2번 황재균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 찬스를 이어갔고, 3번 라모스의 우전안타로 2점을 더해 4-0으로 앞섰다.
차곡차곡 추가점도 뽑았다. 4회초 박경수의 2루타와 2사후 터진 황재균의 적시타로 1점을 낸 KT는 5회초엔 선두타자 박병호가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1사후 6번 홍현빈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해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고 2사후 7번 박경수의 중전안타가 나와 6-0으로 앞섰다. 박병호의 2루 도루는 2015년 9월 13일 목동 삼성전 이후 무려 2412일만에 나왔다.
박병호가 도루를 시도했다는 것은 그만큼 KT가 승리에 절실하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KT가 점수를 뽑는 사이 KT 선발 데스파이네는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5회말 안타 3개로 2사 만루의 가장 큰 위기에서 2번 채은성을 1루수앞 땅볼로 처리해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1루수 박병호가 공을 잡고 뛰어가 1루를 밟기엔 타이밍이 늦었지만 데스파이네가 열심히 뛰어 1루 커버를 해 아웃시킬 수 있었다.
데스파이네는 6회말에 안타 1개를 내줬지만 삼진 3개로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끝냈다. 6이닝 동안 7안타를 맞았지만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
LG는 데스파이네가 내려간 뒤 추격전에 나섰다. 7회말 2사후 9번 허도환의 2루타와 1번 홍창기의 안타로 만든 2사 2,3루서 2번 채은성이 우월 2루타로 첫 득점을 성공했다. 2-6. 하지만 더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아쉽지만 시즌 첫 3연패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KT는 오랜만에 선발출전한 박경수가 2안타 1타점의 좋은 컨디션을 보였고, 황재균이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LG는 홍창기가 3안타를 쳤고, 문성주가 2안타를 기록했으나 집중력이 부족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