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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그리드' 김아중, '본업 천재' 믿보배 저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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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아중의 팬이라면,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 본업 잘하는 배우 김아중이 '본업 천재'의 저력을 펼쳤다.

배우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에 있어 본업이란 '연기'를 뜻한다. 그런 면에서 김아중은 '본업 천재'로 불린다. 작품을 보는 선구안부터 디테일한 캐릭터 분석과 연기 그리고 귀에 꽂히는 딕션으로 전하는 서사까지. 공백기가 무색한 본업 천재에게 휴덕(어떤 분야나 사람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잠시 멈춤)은 있어도 탈덕(어떤 분야나 사람에 대하여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그만둔다)은 없다.

김아중은 디즈니+ '그리드'(이수연 극본, 리건·박철환 연출)를 통해 오랜만에 드라마 복귀를 알렸다. 극 후반부에 들어서며 김아중을 주체로 한 압도적인 전개가 펼쳐짐으로써 작품을 본 시청자로 하여금 호평이 일고 있다. 이수연 작가 표 한국형 SF의 촘촘한 전개 설계와 캐릭터 설정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까지 더해지며 웰메이드 극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여기서, 극의 중심을 지킨 이는 김아중이다. 처음부터 김아중이 맡은 인물 정새벽은 시청자의 안내자가 됐다.

김아중은 살인자 김마녹(김성균)과 유령(이시영)이라는 미지의 인물을 쫓는 형사로서 가장 현실적인 시각으로 극을 풀어냈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에게 정새벽 캐릭터에 대한 신뢰를 더했다. 근본적으로 '정의로움'을 지닌 형사를 김아중은 진실하고 단단하게 그려냄으로써 그가 사건을 해결하고 유령의 실체를 파헤쳐 줄 것이라는 기대를 안겼다. 그리고 실로 그 기대를 몸소 충족시켰다. 캐릭터를 제대로 살릴 줄 아는 배우 김아중이 선보인 정새벽은 우리가 바라던 형사 그 자체로 완벽하게 그려졌고, 극 안에서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였다.

여기에 김아중이 완성한 케미스트리 역시 극의 흐름을 유연하게 이끌었다. 이혼한 부부 사이인 송어진(김무열)과의 씁쓸하지만 애틋한 감정이 뒤섞인 관계는 쌉싸름한 '블랙 멜로'로 완성했고, 아버지 죽음의 원한으로 유령을 쫓는 권새하(서강준)에게는 인간미를 지닌 형사로서 피해자 가족의 처지를 헤아리는 측은지심을 더해 무게감 있는 케미를 그렸다. 또, 정새벽과 가족으로 밝혀진 유령과의 미스터리한 케미, 부국장(장소연)과의 불꽃 튀는 여여 케미까지 모든 인물과의 합을 다른 결로 표현하며 극을 풍성하게 채웠다.

이처럼 김아중은 공백기가 무색한 '본업 천재'로 팬들의 기다림을 만족시켰다. 믿고 보는 배우, 믿고 보는 작품을 완성하는 김아중에게 탈덕이 없는 이유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