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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 길어지는 한화, 2013년 개막 13연패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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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사람들에게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이 있다. 2013년 개막전부터 13연패를 당한 '아프고 슬픈 기억'이다.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지낸 김응용 전 삼성 구단 사장이 지휘봉을 다시 잡은 첫 해 2013년. 한화는 3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KIA 타이거즈, 넥센 히어로즈, 삼성전을 지나 4월 14일 LG 트윈스전까지 13경기에서 전패했다. 설마했던 연패가 눈덩이처럼 커져, 2003년 롯데가 기록한 12연패를 넘었다. 개막 최다 연패 기록을 고쳐 썼다. 연패가 길어지자 취재진 대면을 피했던 김 감독은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시즌 첫승을 거둔 뒤 "평생 잊지 못할 승리"라고 했다.

그해 한화는 42승1무85패, 승률 3할3푼1리를 기록했다. '에이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나고, 박찬호가 선수 은퇴한 직후다.

굴욕의 시간이 길었던 한화는 불명예 연패와 인연이 또 있다. 2020년 5월 23일 NC전부터, 6월 12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18연패.

이 시기에 한용덕 감독이 팀을 떠났다. 18연패는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작성한 프로야구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이다.

올 시즌 유력한 꼴찌 후보, 한화가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개막 시리즈에서 두산에 2경기를 모두 내준데 이어, 2연패중이던 KIA를 맞아 2연패를 당했다. 프로야구 10개팀 중 유일하게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고, 개막전부터 4연패다.

제대로 전력을 갖추지 못한 팀의 한계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6일 KIA전. 초반 찬스를 만들고도,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1회초 무사 만루, 4회초 무사 2루에서 무득점. 중심타선이 이름값을 못했다. 5회 어렵게 선취점을 냈으나 집중력 부족, 불펜 부실을 드러내며 4대7,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투수 라이언 카펜터의 5이닝 1실점 호투 뒤에 나온 결과다.

5일 KIA전. 0-2로 뒤진 7회초 3점을 뽑아 3-2 역전에 성공했다. 흐름이 끌어온 듯 했는데, 불펜이 제 역할을 못해 3대4 역전패. 4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윤대경이 5이닝 2실점으로 버틴 뒤에 나온 결과다.

팀당 144경기, 긴 페넌트레이스에서 연패를 피할 수 없다. 다만 개막전부터 연패가 길어지면, 연패 트라우마로 인해 회복불능 상황에 빠질 위험이 크다. 더구나 한화는 지난 4경기에서 허약한 체질 개선의 결과를 드러냈다.

개막 13연패를 당한 2013년, 5~6월 18연패를 당한 2020년, 한화는 두 시즌 모두 꼴찌를 했다. 당연한 결과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