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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 거르고 뽑은 삼성 아픈 손가락 5년만에 부활하나? 조용한 2이닝 순삭으로 기지개 켰다[대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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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좌완투수 이수민(27)은 삼성 라이온즈의 아픈 손가락이다.

2009년 이후 5년 만에 부활한 연고지 1차 지명을 받은 투수 유망주였다. 당시 삼성은 대구·경북 팜에서 주목받았던 경북고 출신 박세웅(KT 위즈 1차 지명·현 롯데 자이언츠)을 거르고 이수민을 택했다.

이수민이 당시 삼성 스카우트 눈을 사로잡은 건 2013년 포항에서 열린 대구고와의 경기 때문이었다. 9이닝 동안 무려 24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연장 10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수민은 10이닝 동안 2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한국 고교야구 한 경기 최다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2014년 계약금 2억원을 받고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수민은 고교 시절만큼 구속도 나오지 않았고, 데뷔시즌 2군에서 공을 던졌다. 1군 경쟁력이 부족했다. 당시 삼성에는 장원삼 윤성환 배영수 안지만 권 혁 오승환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했다. 그래도 팀에선 이수민을 차세대 선발로 키우려는 노력을 보였다. 2군에서 선발수업을 시켰다. 17경기 중 13차례 선발등판했다.

1군 데뷔는 6월에 이뤄졌다. 5차례 등판 기회가 주어졌다. 나름 잘 던졌지만, 임팩트는 크지 않았다.

빠른 군입대를 선택했다. 이수민은 이듬해부터 상무야구단에서 공을 던졌다. 하지만 120km 중후반대에서 130km를 간신히 찍을 정도로 구속이 무너진 모습이었다. 상무에서도 터닝포인트를 잡지 못한 이수민은 군제대 이후 2017년 다시 1군 무대에 다시 섰다. 4월 22일 NC 다이노스전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당시 롱릴리프로 투입됐는데 2⅔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3실점하고 말았다. 1군 경험은 이 경기로 끝이었다.

2020년 자신의 SNS에 마치 은퇴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던 이수민은 부상을 달고 살았지만, 수술한 이력은 없었다. 방출 칼바람을 이겨낸 뒤 지난해 육성선수로 전환됐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좋은 투수 후배들은 줄줄이 들어오는데 자신은 맨 밑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17경기에 등판해 71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4패,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수민의 부활 조짐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올 시즌을 앞두고 실전 테스트에 이수민을 불렀다. 지난 15일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 이날 이수민은 2이닝 동안 7타자를 상대해 무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전달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1km를 찍었다. 여기에 120km 중후반대에 형성된 슬라이더를 섞어던졌다.

이수민이 부활하면 삼성 불펜은 더 강해진다. 좌완 이승현과 노성호 이재익과 함께 좌완 불펜진을 강화시킬 수 있게 된다.

8년 전 1차 지명 유망주가 이제서야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