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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인터뷰]긴장된 첫 등판에서 '선동열표' 슬라이더 던진 신인 투수의 대담함 "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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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선동열표 슬라이더 장착이 아직은 진행중이다.

KT 위즈의 촉망받는 1차지명 신인 박영현은 스프링캠프에서 주목받은 신인 투수 중 한명이었다. 캠프 기간 중 인스트럭터로 투수들을 봐준 KBO리그의 레전드 '국보' 선동열 전 감독에게서 슬라이더를 전수받았다는 게 큰 뉴스였다.

선 전 감독의 슬라이더는 지금도 KBO리그 역대 최고의 슬라이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마구'다. 컨택트 능력이 좋다는 일본 타자들도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 처리하며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었다.

그런 슬라이더를 직접 전수 받았으니 팬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박영현은 자신의 첫 등판에서 '선동열표' 슬라이더를 던졌다. 박영현은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서 8회초 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3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처리하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총 9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 7개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1개씩 던졌다. 1사후 두번째 타자였던 송찬의에게 2S에서 3구째에 133㎞의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파울이 됐었다. 이후 141㎞의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박영현은 "슬라이더가 마음먹은대로 들어가지 않고 좀 빠졌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직은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고.

박영현은 "선 감독님이 워낙 대단하셨던 투수이지 않나. 배운다는 자체가 영광이었는데 이런 기회가 없기 때문에 팁을 많이 얻으려고 질문을 많이 했었다"면서 "슬라이더를 배우고 싶어서 많이 물어봤는데 잘 알려 주셨다. 슬라이더가 많이 좋아졌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캠프 당시 라이브 피칭 때 선 전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슬라이더를 던져봤던 박영현은 "감독님께서 슬라이더를 던질 때 꺾어서 던지는 것 같다며 직구처럼 던져라고 주문하셨다"면서 "꺾어서 던지면 직구와 구분이 되는 게 있다고 하셨다"라고 했다.

"바르게 가면서 살짝 꺾이게 던질지 구속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각이 크게 던질지 고민중"이라는 박영현은 "직구와 체인지업 말고 다른 구종이 하나 더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며 슬라이더 장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투수가 구종을 하나 추가하는데엔 시행착오와 함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긴장될 수밖에 없는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부터 슬라이더를 던졌다는 점에서 박영현의 도전적인 모습이 빛났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