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승패보다는 큰 그림을 봐줬으면 한다.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첫 9이닝 실전이자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5대8로 패했다. 사직구장을 확장하고 펜스를 높인 보람도 없이 홈런도 2개 허용했다.
경기 초반 3-1로 앞섰지만, 후반 들어 상대의 맹타에 고전한 끝에 5대8, 3점차 패배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13일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라는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선발 찰리 반즈의 호투가 인상적이다. 반즈는 4이닝을 소화하며 4안타 1실점 4K의 안정감을 뽐냈다. 서튼 감독은 "스트라이크존 공략이 과감했고, 코너워크도 좋았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아주 좋았다"고 칭찬했다.
2이닝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된 이강준에 대해서도 "아직 성장해야할 부분이 많지만 작년 대비 확실히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김유영을 비롯한 불펜 전반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강하게 잘 파고들었다"고 칭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탈하는 선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즌인 만큼, 마운드의 뎁스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유격수 박승욱과 배성근을 중심으로 한 수비 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13안타 5득점을 따낸 공격진에 대해서는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14개나 나왔다. 매우 긍정적이다. 캠프 기간에 연습한 '상황별 공격' 플레이는 3번 시도해서 2번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간 강조해온 과감한 주루플레이가 호평받았다. 특히 3회말 무사 1,2루에서 피터스의 깊은 중견수 플라이 때 다른 선수도 아닌 이대호가 태그업, 3루까지 진루한 것에 대해 "아주 좋았다"며 미소지었다. 은퇴 전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강도높은 감량을 한 이대호다. 그만큼 간절함이 주루에도 비쳐지고 있다.
정 훈 역시 우익수 쪽 라인드라이브 타구 때 적극적으로 뛴 점을 칭찬받았다. 박승욱의 2타점 과정에 대해서도 "2루주자의 리드가 아주 좋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큰 그림을 봐달라. 우리가 캠프 기간 내내 집중해온 디테일이 경기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