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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러시아 떠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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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러시아 무대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을 자유롭게 놓아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황인범(26·루빈 카잔)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2020년부터 카잔에서 뛰는 황인범은 2021~2022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후반기 개막을 앞두고 연습경기 도중 오른발 엄지발가락 골절상을 입어 2월말 일시 귀국했다. 황인범이 자택에서 코로나19 자가격리를 하는 와중에 러시아군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하는 사태가 발발했다.

자가격리를 끝마치고 부상 부위에 대한 MRI 촬영을 진행한 지난 1일에는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클럽에 속한 외국인 선수 133명을 아무 조건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계약 규칙을 개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히며 FA 이슈가 떠올랐다.

FIFpro는 러시아와 러시아를 돕는 벨라루스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재하는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의 '러시아 패싱'에 발맞춰 우려할 상황에 놓인 외국인 선수들에게 떠날 자유를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서방 국가들의 대러 제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거란 전망에 근거한 주장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정부는 1일 7개 주요 러시아 은행 및 자회사와의 금융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FIFpro의 입장은 국내에서 황인범의 FA 가능성으로 자연스레 연결됐다. 그리고 자유계약 신분이 됐을 때를 가정한 'K리그 복귀설'로 확장됐다. 황인범은 과거 대전 시티즌(현 대전하나 시티즌)과 아산 경찰축구단에서 뛰었다.

축구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당장 황인범이 FA로 풀려 국내로 돌아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FIFpro의 요구에도 러시아 구단이 자신들의 '자산'을 쉽게 포기하겠느냐"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용병'은 보통 자국 선수보다 더 많은 돈을 들여 영입한 귀중한 자산이다. 황인범만 봐도, 2020년 8월 250만유로(현재환율 약 33억5000만원)의 이적료에 밴쿠버에서 카잔으로 이적했다. 2021년 12월 기준, 황인범의 추정 이적료는 약 40억원(300만유로, 트랜스퍼마르크트 자료)에 달한다.

황인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그에 따른 후폭풍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선수 입장에선 먼저 구단에 의사를 표출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꾸준히 배려를 해준 카잔 구단과 레오니드 슬러츠키 카잔 감독과의 신뢰 관계를 떠올릴 때 더더욱 그렇다. 황인범측은 "부상 치료에 전념하면서 사태를 지켜볼 뿐"이라고 했다.

황인범과 구단이 약속한 출국 날짜는 애초 7일이었다. 하지만 러시아 사태로 인해 일부 비행길이 막힌 상태이고, '2주간 국내에서 치료에 전념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와 이달 중순 이후로 출국일이 미뤄질 수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