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2022년 베이징동계패럴림픽 개막을 이틀 앞두고 러시아, 벨라루스 국가대표들의 중립선수 출전을 허용했다.
IPC는 2일(한국시각) 집행위원회를 열고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세계 스포츠계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에 대해 "중립 선수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패럴림픽기를 걸고 출전하고, 메달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벨라루스 국가명과 국기, 국가는 사용할 수 없다. IPC는 향후 총회 투표 등을 통해 올림픽·패럴림픽 기간 동안에는 모든 인류가 전쟁을 멈춘다'는 '올림픽 트루스'를 정면으로 위배한 러시아와 벨라루스패럴림픽위원회에 대한 회원자격 일시정지 혹은 박탈 등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또 당분한 이 지역에서 어떤 대회도 개최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종목 국제연맹에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 및 관계자들의 국제대회 초청 및 참가를 금지하고, 러시아, 벨라루스 주최 대회를 제한하는 지침을 내린 후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농구연맹(FIBA)를 비롯한 전세계 스포츠계에서 강력한 제재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는 가운데 IPC의 사실상 출전 허용 결정에 대해 영국, 독일 등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나딘 도리스 영국 디지털, 문화, 미디어, 스포츠부 장관은 "IPC의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이 결정에 반대하는 모든 옵션을 고려해볼 것"이라고 항의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러시아전 보이콧 움직임도 예상된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4일 대회 개막을 앞두고 예정대로 선수단을 파견한다. IPC는 이날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선수단 사진을 공개하고 선수 20명, 가이드 9명이 베이징패럴림픽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강국이다. 4년전 평창패럴림픽에서도 노르딕스키에서 금메달 7개를 휩쓸며 종합 6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 최초의 동계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신의현(세계 11위)이 출전하는 크로스컨트리 좌식 종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위권 내에 러시아 선수 3명, 우크라이나 선수 3명이 포진해 있다. 또 '레전드' 한민수 감독이 이끄는 파라아이스하키 대표팀은 5일 오전 9시35분 베이징국립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A조 첫 경기부터 러시아와 격돌한다.
한편 베이징동계패럴림픽은 4~13일 베이징과 옌칭, 장자커우에서 열리며, 51개국 15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한국은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 등 6개 전종목에 선수 32명과 본부 임직원 등 선수단 총 82명을 파견한다. 평창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철인' 신의현이 나서는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평창에서 4강에 오른 휠체어컬링, 최사라의 알파인스키 등에서 동메달 2개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