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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된 02년생 이한범, 거인 FW 꽁꽁 묶고 빌드업도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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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달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FC서울 신예 수비수 이한범(20)은 "익수볼이 어렵다. 경험하면 할수록 더 어렵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엄살을 부렸던 걸까. '하나원큐 K리그1 2022' 개막 후 3경기 연속 오스마르의 센터백 파트너로 출전한 이한범은 프로 2년차 답지 않은 농익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개막전에서 대구FC의 에드가와 세징야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이한범은 지난 1일 성남FC 원정에선 상대팀 에이스인 2m대 장신 공격수 뮬리치를 꽁꽁 묶었다.

1m90 장신에 스피드를 장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한범은 이날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13번의 공중볼 경합을 시도해 86.7%의 높은 성공률을 뽐냈다. 뮬리치를 상대로도 공중볼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공 차단은 11개로 전체 1위, 인터셉트는 7개로 팀내 2위를 기록하는 등 수비 기여도가 높았다. 프로축구연맹은 양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7.2점의 평점을 매기며 이한범을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이한범은 보인고를 졸업해 지난해 서울에 입단했다. 시즌 초중반 기회를 잡지 못하던 그는 9월 안익수 감독이 부임한 뒤로 주전 센터백으로 급부상했다. 안 감독을 만난지 반년만에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지난 시즌 공을 빼앗아 오스마르와 기성용에게 공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던 이한범은 올시즌엔 직접 빌드업에 가담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패스 횟수는 지난 시즌 48개에서 82.7개로 늘었고, 전진패스도 평균 20.7개에서 37개로 증가했다. 인터셉트는 평균 2개에서 평균 5.3개로 늘었다.

최종수비 라인을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리는 '익수볼(안익수 축구)'에서 센터백은 늘 상대의 뒷공간 공략에 대한 불안요소를 떠안고 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위한 라인 유지, 빌드업 관여, 상대 공격수 집중마크 등 다양한 롤을 수행해야 한다. 이한범이 안정적인 볼 키핑이 가능한 기성용 오스마르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지만, '기스마르(기성용+오스마르)'의 부족한 스피드와 에너지를 채워넣는 건 이한범의 몫이다. 22세 의무출전 규정을 떼고도 이한범의 선발 출전을 예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안익수 감독은 성남전을 마치고 이한범 관련 질문을 받고는 이렇게 되물었다. "한범이가 어디까지 성장할까요?" 안 감독뿐 아니라 서울팬들도 궁금해하는 부분이다.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