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수난의 날'이었다.
손흥민에게 FA컵 16강전은 쉽지 않았다. 토트넘은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각) 영국 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챔피언십(2부) 미들즈브러와의 2021~22시즌 잉글랜드 FA컵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0대1,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연장 후반 2분 조시 코번에게 끝내 결승골을 허용했다.
2007~2008 시즌 이후 우승컵이 없는 토트넘은 이날 총력전.
손흥민은 체력적 부담감이 있었다. 리그 연속 출전. 그리고 120분을 풀 타임 소화했다.
특히, 플레이 특성상 스프린터가 상당히 많았다. 상대는 수비에 초점을 맞추고 역습을 가하는 상황이었따. 해리 케인도 쿨루세브스키도 '크랙' 역할을 할 수 없었다.
미들즈브러도 사실상 손흥민이 공격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거친 플레이로 막을 수밖에 없었다.
후반 30분 비매너 플레이도 나왔다. 미들즈브러 맷 크룩스가 넘어진 손흥민 곁으로 다가가 '고의적'으로 쓰러졌다. 밟았다.
하지만, FA컵은 VAR 시스템이 없다. 심판은 보지 못했다. 퇴장에 가까운 플레이였지만, 그냥 넘어갔다. 에릭 다이어는 후반 35분 손흥민의 수비 실수에 화를 냈다. 예전 토트넘 골키퍼 요리스의 화내는 모습과 흡사했다.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가 됐다. 손흥민은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한 뒤 경기를 속행했다.
상대에게 치이고, 팀동료에게 '구박'받는 상황. 물론 축구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단, 손흥민의 플레이 특성상 공수를 모두 소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상황에서 나온 실수였다.
전반, 토트넘은 유효슈팅이 없었다. 상대의 수비에 막혔다. 골운도 없었다. 손흥민은 연장 전반전 종료 직전 감각적 슈팅이 무산됐다. 후반전 종료 직전 좋은 위치에서 헤더가 골키퍼 정면.
4개의 슈팅이 모두 유효슈팅이었지만, 골운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영국 언론에서 난리가 났다. 항상 손흥민에 대해서는 박한 평가를 하는 매체들이다. 해외축구전문사이트 후스코어닷컴은 손흥민의 플레이에 평점 7.0점을 줬다. 케인, 쿨루세브스키와 같은 점수.
하지만, BBC는 손흥민에게 3.21점에 그쳤다. 케인이 3.19점이었기 때문에 박한 평가이긴 했지만, 이해할 만했다.
풋볼런던는 한술 더 떴다. 손흥민의 골 결정력을 맹비난했다. '손흥민은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었지만, 골 결정력은 형편없었다(He got into good positions but was poor when the ball arrived)'고 했다. 토트넘 주전 중 가장 낮은 평점 3점을 줬다. '교체 선수가 있었다면 교체됐을 것'이라는 평가를 하는 매체도 있었다.
손흥민이 다소 부진했던 것은 맞다. 단, 토트넘 전체가 부진했고, 손흥민은 거기에서 위협적 장면을 만들어냈다. 현지 매체는 항상 이런 경향이다. 단, 토트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잘했다. 이런 팀(미들즈브러)과의 경기에서 기세를 올려주면 안되는데 그렇게 됐다. 미들즈브러가 (올라갈) 자격이 있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