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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김혜성' 유격수 애착 뒤로하고 2루전환강행. 뭘 겨냥하나[강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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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박재호 기자]2022년 키움 히어로즈는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 팀을 대표하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박병호는 FA가 됐지만 키움은 그를 잡지 않았다. KT 위즈로 이적했다. 이제는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최고 거포로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내야는 틀이 통째로 바뀐다. 내야변화 핵심은 유격수-2루수 라인이다.지난해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김혜성이 2루로 자리를 옮긴다. 홍원기 감독은 겨우내 고민을 하다 최근에 마음을 굳혔다. 선수와도 충분한 대화를 했다. 김혜성 본인은 여전히 유격수 포지션을 가장 좋아한다. 미련이 있고, 제대로 한번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홍원기 키움 감독은 선수의 희망사항을 너무나 잘 알지만 결정을 내렸다. 결단에는 미동조차 없었다.

김혜성은 지난해 전경기 출전(144경기)에 타율 3할4리(170안타) 3홈런 66타점을 기록했다. 46개의 도루로 이 부문 타이틀도 챙겼다. 빠른 발과 정확한 방망이 실력. 강력한 공격능력으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하지만 35개의 수비실책은 압도적 리그 1위. 불명예다. 김혜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스스로 발전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지만 홍 감독은 "모두가 행복해 지는 길을 찾아야 한다. 팀이 우선이다"며 기어이 뜻을 관철시켰다.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다음해에 곧바로 포지션을 옮기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김혜성은 공격에 비해 수비 부분이 아쉽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전남 강진에서 만난 홍 감독은 "김혜성의 장점을 살려주면서 팀도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만 고민했다. 선수 본인의 마음은 충분히 알지만 개인이 원하는대로 다 할순 없다. 팀은 모든 것에 우선한다"고 했다.

김혜성은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동작은 전광석화지만 다소 먼거리 송구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반면 짧은 거리를 강하게 던지는 데는 장점이 있다. 김혜성은 좌우 수비폭은 매우 넓다. 스피드가 있고, 푸트워크도 나쁘지 않다. 김혜성이 2루로 자리를 옮기면 1루 수비 범위가 넓지 않은 김웅빈의 수비 커버리지에도 도움을 줄수 있다. 무엇보다 더블 플레이 등 키움의 내야 수비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우리팀은 투수진이 좋다. 더블 플레이는 투수들의 투구수 조절에 큰 영향을 미친다. 2루수는 더블 플레이 완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해 유격수로 뛰면서 수비실책으로 인해 김혜성은 타석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이 이어지곤 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자리를 옮기지만 영원히 유격수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젊은 선수이니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멀티 플레이의 일환이다. 올해 센터라인은 수비 중심, 코너는 공격력 우선이라는 대 전제 아래 포지션 변경을 단행했다"고 했다.

김혜성은 "팀이 가고자하는 부분이 분명하다. 더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선수들이 생겼다. 신준우가 유격수 후보 1위다. 타격보다는 수비에 강점이 있다. 유격수는 수비가 최우선이라는 것이 홍원기 감독의 생각이다. 또 강민국 김휘집 등 여러 유격수 후보군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꿰차기 위해 캠프에서 땀을 쏟고 있다.

사령탑 2년차를 맞은 홍 감독은 "정신없이 지냈던 지난해보다는 약간 여유가 생겼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강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