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완성은 패럴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패럴림픽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내달 4~13일 베이징, 옌칭, 장자커우에서 열리는 2022년 베이징패럴림픽엔 51개국 15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대한민국은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 등 6개의 전종목에 선수 32명과 지도자, 임직원 50명 등 총 82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4년전 뜨거웠던 평창의 기운을 베이징으로 이어가야 할 시점.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2일 경기도 이천선수촌에서 2022년 베이징동계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과 온라인 미디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코로나 속 미니 온라인 결단식 "평창의 전설, 베이징의 신화가 되길"
25일 선수단 본진의 베이징 출국을 앞두고 선수단 내 7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엄중한 상황. 이날 결단식은 황 희 문화체육부 장관, 주원홍 대한장애인체육회 부회장, 윤경선 선수단장과 선수·지도자 대표 등 20명 이내의 최소 인원만이 참석해 미니 온라인 결단식으로 개최됐다.
윤경선 선수단장은 출정사를 통해 "총 6개 종목 32명의 선수들이 동메달 2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선수단 소개, 단기 수여에 이어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특별 영상 메시지가 전해졌다. 패럴림픽의 열렬한 팬으로 결단식 참석을 예정했던 김 여사도 코로나로 인해 부득이 일정을 취소했다. 김 여사는 "우리 국민들은 4년전 평창동계패럴림픽 현장에서 선수단이 보여준 감동의 순간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평창동계패럴림픽 때 저는 매일 영웅들을 만났다. 영웅의 출발은 용기를 갖는 일이다. '할 수 없다'는 말보다 '할 수 있다'를 선택하고 매순간 한계를 넘어서며 지금 이 자리에 도착한 여러분은 이미 우리 모두의 영웅"이라고 치하했다. 김 여사는 "평창패럴림픽 공식 응원구호였던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가자는 말이다. 스스로 길을 만들며 나아가고 있는 선수 여러분의 땀과 눈물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당부드린다. 반드시 건강하게 안전하게 다녀오십시오 아리아리"라는 인사로 영상 응원을 마무리했다. 김 여사는 정부 대표로 참석한 황 희 문체부 장관을 통해 전선수단에 목도리를 선물했다. 황 희 장관은 정부 격려금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넘어진 선수를 일으켜 세워주고 본인의 잘못을 사과하고 승패와 상관없이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이 메달을 떠나 큰 감동과 용기, 희망을 얻었다"고 돌아본 후 "베이징패럴림픽에서 여러분이 평창의 전설을 넘어 베이징의 신화가 되길 기원한다"고 응원했다.
▶32인의 베이징 태극전사, 4년의 피땀이 빛날 시간
지난 4년간 누구보다 절실하게 패럴림픽 무대를 준비해온 태극전사들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질의응답을 통해 강인한 금빛 각오를 전했다. 4년 전 평창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동계패럴림픽 금메달 역사를 쓴 '크로스컨트리 철인' 신의현(42·창성건설)은 "두 번째 패럴림픽에 참가하게 돼 영광이다. 2연패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러시아가 강국이고, 이탈리아가 급상승세이긴 하지만 아픈 곳도 없고 패럴림픽 직전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자신감도 얻었다. 4년 전보다 컨디션은 훨씬 더 좋다"며 필승 의지를 내비쳤다.
비장애인 스노보더 출신으로 추가쿼터의 행운과 함께 첫 패럴림픽에 도전하게 된 1997년생 이제혁(서울시장애인체육회)은 패기만만했다. "보드크로스 은메달이 목표"라면서 "스포츠 팬으로서 올림픽 경기를 다 봤다. 배추보이 이상호 선수도 응원하면서 시청했다. 아쉬움을 설욕할 만큼의 실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출국을 앞두고 팀내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단체종목 파라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과 알파인스키 종목 역시 흔들림이 없었다. 4번째 패럴림픽에 나서는 '파라아이스하키 주장' 장종호(38·강원도청)는 "목표는 평창 첫 동메달에 이은 2대회 연속 메달"이라면서 "한민수 감독의 확진 후 걱정이 많이 됐지만, 지금은 동요하지 않고 진천선수촌에서 즐겁게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박종철 총감독(이천선수촌장)이 메달 다크호스로 선뜻 지목한 알파인스키(시각장애) 최연소 에이스 최사라(19·서울시장애인체육회) 역시 가이드러너의 확진에도 불구하고 의연했다. "평상시 다른 가이드와도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스키를 타면서 하고 싶은 것도 생겼고 스포츠의 즐거움도 알았다. 첫 패럴림픽에서 3위 안에 입상해 색깔과 관계없이 메달을 걸어보고 싶다"는 당찬 꿈을 전했다.
휠체어컬링 '장윤정고백'팀(선수들의 성을 딴 별명) 막내 주장 고승남(37·의정부 롤링스톤)은 "동료의 확진 소식에 당황했지만 선수촌에서 빠른 조치를 해주셨다"면서 "우리팀의 첫 패럴림픽이다. 패럴림픽을 통해 더욱 발전하고, 훈련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장윤정고백'이라는 별명이 보도된 후 대한장애인체육회를 통해 깜짝 선물을 건넨 가수 장윤정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했다. "너무 행복했다. 장윤정씨께 감사드린다. 선물해주신 안마기로 열심히 안마받고 응원해주신 만큼 좋은 경기를 하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