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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골 가운데 외인은 단 2골, '조규성 가세' 득점왕 경쟁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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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득점왕'은 외국인 공격수들의 전유물이었다. 그 판이 지난해 흔들렸다.

22골을 터트린 주민규(제주)가 라스(수원FC·18골), 구스타보, 일류첸코(이상 전북·15골), 뮬리치(성남·13골)를 따돌리고 2016년 정조국 이후 5년 만의 '토종 득점왕 시대'를 열었다.

2022시즌 K리그1의 첫문이 열렸다. 1라운드에선 9골이 터졌다. 외국인 가운데 골맛을 본 선수는 2명에 불과했다. 올 시즌 K리그에 첫 발을 들인 디노(강원)와 인천 부동의 스트라이커 무고사가 골망을 흔들었다. 그 외에는 모두 국내파다. 허용준(포항)이 2골로 유일하게 멀티골을 기록한 가운데 송민규(전북) 나상호 조영욱(이상 서울) 김대원(강원) 임상협(포항)이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이제 막 첫발을 뗐을 뿐이다. 섣부른 판단 또한 금물이다. 하지만 득점 부문에서 외국인 공격수들이 득세하던 시대는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리그 6연패를 노리는 전북은 구스타보와 일류첸코가 건재하지만 득점포가 분산돼 있다. 라스, 뮬리치, 무고사, 에드가(대구) 등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독보적이라고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새롭게 K리그에 발을 들인 모세스(포항), 링(제주), 그로닝(수원) 등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자원이다. 강원의 디노 또한 후반 교체 투입돼 골망을 흔들었지만 아직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역대 가장 빠른 K리그 개막이 몰고 온 바람도 있다. 2위 탈출을 노리는 울산 현대는 외인 공격수를 수혈하지 못했다. 오세훈까지 바이아웃으로 팀을 떠나면서 울산의 전문 공격수는 올 시즌 둥지를 튼 박주영뿐이다.

FC서울은 아예 외국인 공격수 영입을 포기했다. 전세계적인 스트라이커 기근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스트라이커와 미드필더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2선을 극대화한 전술이 현대 축구의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결정력을 주무기로 한 전문 스트라이커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숫자도 줄었다. 이렇다보니 쓸만한 공격수는 몸값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가성비'를 따져 영입할 경우 실패 확률도 높다.

반면 국내 공격수는 더 풍성해졌다. 주민규는 개막전에서 시동을 걸진 못했지만 역시 가장 무서운 존재다. 제주 또한 폭풍 영입으로 주민규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 충분히 2년 연속 득점왕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이 사랑하는 조규성(김천)도 올 시즌 1부에 가세해 주민규의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K리그1 복귀 무대에서 '우승후보' 울산을 상대로 예열을 마친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 조규성은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자신이 있다. 전북에서 뛸 때보다 몸도 많이 좋아졌다고 자부한다.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릴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첫 경기에서 퇴장당하며 암울하게 출발한 김건희(수원)도 잠재력을 갖고 있고,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이미 첫 골을 신고한 송민규 임상협 나상호 조영욱 김대원 등은 다크호스다. 송민규와 임상협은 지난해 10골, 나상호와 김대원은 9골, 조영욱은 8골을 각각 터트렸다.

올 시즌 외인과 국내 선수들의 득점왕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매라운드 이들의 '골 전쟁'을 지켜보는 것도 K리그만의 쏠쏠한 재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