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대표팀 간판 김보름(강원도청)의 머리색깔은 4년간 마음 고생을 대변하는 듯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그녀는 노란색 머리로 주목받았다. "노란색 염색으로 머리 색깔과 똑같은 금메달을 따겠다"는 패기 넘치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평창은 악몽'이었다.
여자 팀 추월에서 커다란 논란에 휘말렸다. '노선영 왕따 주행' 논란으로 심적 고통이 극에 달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특정 감사를 통해 오해를 벗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김보름은 머리 색깔을 검은색으로 바꿨다.
5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공식훈련을 마친 뒤 검은색 머리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차분하게 이번 대회를 준비하려 한다. 평창올림픽 때는 부담감이 컸는데, 지금은 편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정해준다. 후회없이 대회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4년 전 패기가 담긴 각오를 가졌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마음을 어느 정도 비웠다. 단,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의 의미가 가볍지 않다. 오히려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놓으면서 좀 더 강력한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
그는 "매일 몸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매스 스타트는 체력이 중요하다. 체력 훈련 위주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고 했다.
김보름은 대회 직전까지 고강도 체력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빙질은 까다롭다. 딱딱하다. 김보름도 이날 훈련에서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넘어졌다.
자칫 부상의 위험이 있었지만,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다. 김보름은 "중심을 약간 잃었다. 다만, 스케이트가 펜스에 부딪혀 장비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심각할 수 있지만, 그는 담담했다. "훈련 때 넘어지는 일은 거의 없는데, 약땜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보름의 베이징동계올림픽 느낌이 좋다. 베이징(중국)=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