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각당의 후보들이 '체육인 표심'을 겨냥한 구체적 공약을 제시했다.
대한체육회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제20대 대통령 후보에게 체육인이 바란다' 행사를 개최했다. 대선후보들에게 현장 체육인들이 바라는 정책과 염원을 전달하고, 대선 후보들의 스포츠 공약을 청취하는 자리.
1부는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 학교체육 활성화 방안' '정부 스포츠 행정조직 혁신 및 기능 효율화 방안' '체육재정 독립을 위한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수익금 50% 확보 방안' 등 중점과제에 대한 발제로 진행됐다. 이어 '김서영 스승' 김인균 경북체육회 수영감독, '양궁 에이스' 김우진 등 현장 선수, 지도자들이 새 정부, 대선후보들에게 바라는 바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오후 3시부터 이어진 2부 행사,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함께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유세 일정으로 불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출신 도종환 의원이 이 후보의 의지를 대신 전했다. 이채익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비롯, 김승수, 김예지, 배현진, 이병훈, 이상헌, 이용, 임오경, 전용기, 전주혜 의원 등 각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 '체육인대회'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대한민국 대표 올림피언' 김제덕(양궁), 여서정(체조), 황선우(수영)가 각당 대선후보들에게 직접 '학교체육 활성화, 국무총리실 직속 스포츠위원회 신설, 체육재정 독립을 위한 스포츠토토 수익금 50% 확보' 등 체육인들의 염원이 담긴 책자를 전달한 후 각 후보들이 스포츠 공약을 차례로 제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제는 스포츠 강국을 넘어 온 국민이 함께 하는 새로운 체육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면서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스포츠권'을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생활체육시설을 확충하고, 데이터 기반의 개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겠다. 스포츠활동 경비에 대한 소득공제, 개인별 운동량에 따른 연간 의료비 절감효과에 상응하는 건강보험료 환급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둘째, 유년 시절부터 스포츠에 친숙하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 여파로 학생들의 기초체력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스포츠강사와 지도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학교 체육교육을 정상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셋째,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의 체육 활동에도 관심을 갖고, 스포츠 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하여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체육인들을 위한 공약도 내놨다. "스포츠에 재능있는 인재들이 스포츠로 꿈을 이루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선수 시절에는 마음 편히 운동에 매진하고, 은퇴 후에는 지도자 또는 전문가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통해 국민체육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실업팀 운영지원을 확대해 전문체육을 활성화하고, 체육인공제회를 통해 100만 체육인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와 체육인들이 바라는 체육예산 확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정부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여 스포츠산업을 발전시키고,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확대 조성하여 지원을 강화하겠다. 아울러, 문체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로 나뉘어 있는 스포츠 관련 업무에 비효율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스포츠혁신위 권고안'의 재검토"도 약속했다. "스포츠 정신에 반하는 일방적이고 무리한 정책으로 체육인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겠다. 전문 체육과 생활 체육을 편가르지 않고, 스포츠계에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워 체육인들의 자부심을 되찾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체육인 여러분들께 지난 10년은 깊은 상처와 고통의 세월이었다"고 규정했다. "박근혜 정부 스포츠 4대악 센터는 체육인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문재인 정부의 스포츠혁신위는 체육을 진영의 논리에 가두고, 갈등과 혐오의 씨앗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엘리트와 반 엘리트의 갈등과 대 속에 체육정책의 방향을 잃어버렸다"면서 "체육현장의 문제점에 마침표를 찍겠다. 2016년 체육단체 통합 이후 체육정책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첫째, 문체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나눠진 체육관련 주무부처 일원화, 둘째,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시너지,셋째 체육인 공헌에 걸맞은 정당한 보상책"를 공약했다. 도종환 의원은 이재명 후보 대신 연단에 올라 "오늘 참석하지 못하셔서 공약을 따로 체육인 여러분들과 함께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언한 후 축사를 대독했다. "대한민국은 101년의 체육역사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부족한 체육시설, 프로그램, 지도자 양성의 어려움, 체육단체 재정 문제, 체육인 복지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전제한 후 "앞으로한국체육의 100년, 200년은 달라야 한다. 전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이 중심을 잡고 고루 발전해야 한다. 변화는 현장 전문가 정부가 소통하는 데서 시작된다"며 현장 소통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체육인대회 직전 자신의 SNS를 통해 3가지 체육 공약을 전했다. 이 후보는 "첫째, 안정적 체육 재원 확보를 위해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의 수익금 배분 방식 개선과 체육 분야 예산 증액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두 번째 공약으로 체육계의 숙원이 국가스포츠위원회 신설 등 거버넌스의 혁신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국가 스포츠 행정 기능의 고도화와 분야 간 융·복합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의 스포츠 행정조직을 혁신하겠다. 국가스포츠위원회 신설 추진 등 스포츠 분야의 민주성, 전문성, 효율성 증대에 적합한 조직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세 번째는 일반학생의 학교체육 활성화, 학생선수의 운동권 보장 공약이었다. 이 후보는 "학생의 건강증진과 체육 꿈나무의 미래를 위해 학교체육을 활성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학교체육 수업을 확대하고 우리나라 체육의 뿌리인 학교 운동부를 살리겠다. 학생 선수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학습권과 운동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현장과 소통 부재로 마찰을 빚은 스포츠혁신위 권고안에 대해서도 소통을 통한 개선을 약속했다. "스포츠혁신위 권고안을 적극 추진하되, 현장과 온도차가 큰 정책은 재검토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학생선수들의 출석 인정, 결석허용 일수를 재조정하고 주중에도 불편 없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올림픽공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