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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언니들 활약, 도로공사 쾌속질주 이유 있었네[SC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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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팀에게 베테랑의 꾸준한 활약만큼 든든한 무기가 있을까.

V리그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을 추격하는 한국도로공사의 질주 속엔 '베테랑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맏언니 정대영(41)을 비롯해 임명옥(36), 배유나(33)는 올 시즌 도로공사의 상위권 질주의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리베로 임명옥은 17일 현재 여자부 리시브 효율 1위(55.05%), 디그 2위(세트당 평균 5.524개)를 기록 중이다. 리시브 효율에선 여자부 전체 선수 중 유일하게 50% 이상의 효율을 기록 중이다. 디그에선 노 란(KGC인삼공사·세트당 평균 5.529개)에게 근소한 열세지만, 전체 성공 횟수에선 464개로 노 란(387개)보다 앞선다.

센터 자리를 지키는 정대영-배유나의 활약도 돋보인다. 블로킹 부문에선 정대영이 2위, 배유나가 5위다. 이동 공격에서도 정대영과 배유나가 각각 4, 5위로 자리 잡고 있다. 정대영은 속공 부문 9위, 배유나는 시간차 공격 5위, 서브 부문 3위에 각각 랭크돼 있다.

프로 24년차인 정대영과 18년차 임명옥, 16년차 배유나 모두 산전수전 다 겪으며 코트를 지켰다. 풍부한 경험으로 후배들을 이끄는 것 뿐만 아니라 기량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코트 안에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점은 프로다운 자기관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입장에선 이런 베테랑의 활약이 흡족할 만하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전장에선 표정 관리를 하는 모양새. 김 감독은 16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배유나를 두고 "공격 옵션이 굉장히 많은 선수"라고 칭찬하면서도 "가운데서 배유나가 역할을 해줘야 양 사이드가 쉬워진다. 그 부분을 좀 더 맞춰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배유나는 활짝 웃으면서 "감독님 말씀이 맞다. 나나 대영 언니 모두 블로킹, 공격으로 양 날개 공격수를 더 도와주고자 한다"며 "세터와 호흡을 더 잘 맞추려 연습 중이다. 오늘(인삼공사전)에서 (이)고은이와 호흡이 잘 맞았는데, 오늘을 계기로 더 잘 맞추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쾌활한 모습을 드러냈다.

후배들은 언니를 믿고 자신감을 갖는 모습이다. 세터 이고은은 이날 경기 후 "경기 중간에 많이 흔들렸고, 혼자 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언니들이 많이 도와줘서 경기를 잘 마칠 수 있었다"며 "특히 (임)명옥 언니가 캐치 수비를 너무 잘 받아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선배들은 굳은 일을 마다 않고 뛰고, 사령탑은 이들을 묵묵히 응원하고 있다. 이들을 바라보며 뛰는 후배들의 발걸음엔 자신감이 넘친다. 올 시즌 도로공사가 보여주고 있는 '환상의 케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