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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결승]기적의 전남, 대구 꺾고 2부팀 최초로 FA컵 제패…무려 7골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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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대이변이었다.

전남 드래곤즈가 2부 리그 팀으로 최초로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FA컵을 제패했다. 전남은 1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1년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대구FC를 4대3으로 제압했다. 1차전에서 0대1로 패한 전남은 합계 4대4을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에 앞섰다.

2018년 2부 리그로 강등된 전남은 2007년 이후 14년 만의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과거 FA컵의 강자답게 1997년, 2006년, 2007년에 이어 네 번째 정상에 입맞춤했다. 특히 K리그2 구단 첫 FA컵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반면 대구는 전반 24분 홍정운의 퇴장이 뼈아팠다. 2018년 이후 3년 만의 FA컵 우승도 물거품이 됐다.

이병근 대구 감독은 3-4-3 전술을 들고 나왔다. 스리톱에 세징야 에드가 김진혁이 포진한 가운데 중원은 안용우, 라마스, 이진용, 김재우가 조율했다. 스리백에는 조진우 홍정운 정태욱이 위치한 가운데 골문은 최영은이 지켰다.

전경준 전남 감독은 3-4-3 포메이션으로 맞불을 놓았다. 박희성 이종호 김현욱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올렉 황기욱 장성재 정재희가 허리에 위치했다. 수비는 장순혁 박찬용 고태원이 담당했고, 골키퍼 장갑은 박준혁이 꼈다.

대구는 전반 시작과 함께 세징야를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하지만 전반 24분 대구에 최악의 변수가 생겼다. 수비수 홍정운이 코너킥 몸싸움 과정에서 전남의 황기욱을 가격했고, 주심은 VAR(비디오판독)을 거쳐 '난폭한 행위'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11대10, 추는 전남으로 기울었다. 그리고 전남의 선제골이 터졌다. 정재희의 크로스를 박찬용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대구도 곧바로 응징했다. 전반 40분 라마스의 공중 패스를 받은 세징야가 가슴과 헤더로 트래핑한 후 지체없이 오른발 슈팅으로 전남의 골네트를 갈랐다.

그러나 불이 붙은 전남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전반 45분 코너킥에서 고태원이 또 다시 골문을 열며, 전반을 2-1로 마쳤다.

비기기만해도 되는 대구는 후반 시작과 함께 조진우와 이진용을 빼고 이용래와 츠바사를 투입하며 대반격을 예고했다. 하지만 전남의 칼끝은 더 매서웠다. 후반 2분 이종호와 3분 박희성이 회심의 슈팅으로 대구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위기 뒤 기회였다. 대구는 후반 5분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정태욱의 크로스를 에드가가 헤더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전남도 넋놓고 있지 않았다. 후반 8분 발로텔리와 정호진을 동시에 교체시키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1분 뒤 대구 수비수가 헤더로 걷어낸 볼을 올렉이 오른발로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대구의 세 번째 동점골이 또 터졌다. 후반 22분, 전남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츠바사가 해결했다. 전남은 후반 25분 이종호 대신 사무엘을 교체시키며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전남에도 대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30분 정호진이 경고 2회로 퇴장당했다. 다시 10대10의 싸움이었지만 전남의 집중력은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37분 정재희의 발끝에서 결승골이 터지며 대세를 갈랐다.

경기 종료 직전 대구의 에드가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VAR 결과 무효 처리됐다. 그것으로 경기는 끝이 났다. 대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