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은 악명 높은 '그래미 어워즈'의 콧대를 꺾을 수 있을까.
미국 음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 주관사인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10월 22일부터 가수 프로듀서 녹음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로 구성된 아카데미 회원들을 대상으로 1차 투표를 진행했다. 1차 투표는 5일(현지시각) 마감됐으며 각 분야 후보는 23일 발표된다.
이에 방탄소년단이 2년 연속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다이너마이트'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다. 비록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에 밀려 수상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방탄소년단은 '화이트 그래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색인종과 비영어권 가수의 노래에 보수적인 '그래미 어워즈'에서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후보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번에는 후보 지명은 물론 수상까지 성공하지 않을까 하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방탄소년단은 5월 발표한 두 번째 영어곡 '버터'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통산 10주간 1위를 차지했다. 또 '퍼미션 투 댄스',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까지 잇달아 핫샷 데뷔에 성공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다른 시상식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를 비롯해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 부문에 아시아 가수가 후보로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이 지난해보다도 훨씬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며 글로벌 톱 가수로 우뚝선 만큼, 수상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또한 "방탄소년단은 올해 놀라운 성공으로 K팝의 인기가 일시적인 현상이란 인식을 지웠다. 음악 산업 전반에 미치는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을 부정할 수는 없을 거다. 4대 본상 중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의 부문에 노미네이트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그래미 어워즈'의 악명이 문제다.
'그래미 어워즈'는 대대로 미국 주류 음악과 백인 음악계에 상을 몰아주는 폐쇄적인 시상식으로 비난받아왔다. 최근에는 후보선정 위원회가 후보 선정에 지나치게 간섭하며 부정논란까지 일었다. 갈수록 논란이 커지며 시상식의 정체성과 정통성이 훼손될 위기에 몰리자 '그래미 어워즈' 또한 변화를 시도했다. 후보선정 위원회를 없애고 1만 1000여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전체 투표로 후보를 지명하기로 한 것. 그러나 회원 대부분은 미국 주류 음악계 소속이고, 아시아 지역 회원의 비중은 10%도 되지 않아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제64회 그래미 어워즈'는 2022년 1월 31일 열린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