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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임신 절반은 '비계획'…건강 출산 위해 임신전 검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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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계획임신을 위한 임신 전 검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결혼과 출산의 연령대가 높아진 것이 중요 요인 중 하나이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임신 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검사를 통해 위험인자에 대한 노출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최은정 교수와 함께 Q&A 방식으로 임신 전 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정리했다.

-임신 전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임신 전 검사는 계획임신의 첫걸음이다. 임신 전 검사 후 계획임신을 하면 배아가 발생하고 발달하는 시기인 임신초기에 약물이나 위해환경에서의 노출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임신 전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첫 번째 검사를 통해 모르고 있었던 기저질환을 교정하거나, 알고 있었던 만성질환의 경과를 알아보고 임신에 적합한 약제나 치료계획으로 변경할 수 있다. 두 번째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염질환에 대한 항체형성 여부를 알아보고, 항체가 없으면 예방접종을 한 후 임신을 준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임신 전 검사를 통해 영양 상태를 파악해, 임신에 필요한 영양소가 결핍 되지 않도록 보충할 수 있다.

-임신 전 검사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가?

▶가족력, 의학적 조사, 감염 및 예방접종, 영양 평가 등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가족력 조사의 경우 부부 각각의 고혈압, 심장병, 간질환 등의 내과적 질환의 여부, 정신지체, 간질, 난임, 유산 등에 대해 체크한다.

유전질환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 임신 전 보인자인지의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으며, 유전병이 확인 된 경우 보조생식기술(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 ART)을 이용해 시행하는 착상전 유전진단(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에 대해 상담할 수 있다.

의학적 조사에서는 임신으로 인해 여성의 건강에 치명적인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거나, 혹은 태아에게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질환을 찾아보고 상담해야 한다. 당뇨, 간질, 자가면역질환, 고혈압, 심혈관계질환, 빈혈, 암, 신장질환, 우울 및 불안장애 등의 만성병의 유무를 조사하고, 필요시 임신 전에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내과적 질환 이외에 부인과 초음파를 통해 자궁이나 난소의 종괴 여부를 확인한다.

감염 및 예방접종의 경우 수두, 결핵, 거대세포바이러스(CMV, 소아와 접촉이 많은 기관의 근무자, 투석실 근무자), 톡소포자충증(고양이를 키우는 사람, 날고기를 먹거나 다루는 사람)에 노출될 위험이 많은 여성들에게는 임신 전에 이러한 감염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를 권고한다. 또한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감염(HIV), B형 간염, C형 간염 등의 감염을 알아보는 혈청검사와 임균,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 매독균 등의 성매개 감염의 여부도 조사한다.

아울러 키에 대한 체중의 적절성 여부와 식습관을 알아보고,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영양평가가 이뤄진다. 비만의 경우 고혈압, 자간전증, 임신성 당뇨병, 지연임신, 신경관결손, 복벽결손, 후기태아사망, 조산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식욕부진이나 폭식증에서는 전해질 장애, 태아 성장지연, 저체중 출생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연령에 따라 임신 검사 항목이 다른가?

▶검사항목은 연령과 상관없이 동일하나 청소년기와 고령임신에 따라 좀더 주의해야할 항목들이 있다. 청소년 임신(만 15세-19세)의 경우 빈혈, 조산, 전자간증이 증가하고, 임신기간 동안에도 청소년기는 성장과 발육이 계속되고 있는 시기이므로 보다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야 하고, 성매개질환의 발생이 높고 약물 남용에 대한 노출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고령임신(만 35세 이상)에서는 임신성 당뇨병, 임신성 고혈압, 조산, 저체중 출생아, 전치태반, 태반 조기박리, 제왕절개분만의 빈도 등이 증가하며, 특발성 조기 진통, 태아의 홀배수체 염색체 이상의 증가, 보조생식기술에 의한 다태임신 및 태아기형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임신준비 전, 난소검사(AMH)를 하는 것이 좋은가?

▶일반적으로, 인공수정이 필요한 집단에서 AMH 값이 낮을 경우 인공수정에 대한 불량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있으나, 임신이 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예측에는 효용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MH는 임신을 준비하는 모든 여성에서 스크리닝으로 할 필요는 없고, 인공수정을 준비하는 여성 중에서 난소기능저하가 의심되는 경우(고령, 난소수술의 기왕력 등) 유용한 검사가 될 것이다.

-임신준비를 하는 부부에게 조언한다면?

▶국내 연구진에 따르면 임신부의 약 50%가 계획하지 않은 임신으로 추정된다. 또한 비계획임신의 경우 흡연, 음주, 약물 등의 위험인자에 노출정도가 약 1.5배로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계획을 세우고 임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계획임신을 하면 임신 전부터 위험요소에 대한 노출을 예방하고, 기저질환의 유무를 확인하고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B형 간염 바이러스나 풍진항체 등이 없으면 예방접종을 완료한 후 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임신을 계획하는 시점의 3개월 전부터 엽산을 복용하는 것을 권유한다.

-남성도 임신준비를 위해 엽산을 복용하는 것이 좋은가?

▶엽산은 아미노산과 핵산의 합성에 필수적인 비타민이며, 세포의 분열과 성장에 중요한 성분이다. 기존에 발표된 연구들에 의하면, 정상적인 생식력을 가진 남성에서는 엽산과 아연을 복용해도 정자농도 또는 총 정상정자수의 유의한 증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임 치료를 원하는 일반 부부에서의 남성파트너에서도 엽산 및 아연 보충제 사용은 정액의 질이나 부부의 출생률을 크게 개선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엽산의 복용은 남성의 가임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남성과 다르게 여성에게 있어 엽산 복용은 매우 중요하다. 임신 전 엽산복용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무뇌아, 척추 갈림증 등 배아시기에 신경관이 정상적으로 완전히 닫히지 않아 신경계의 어느 부분에 결손이 생기는 선천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가임 여성은 매일 0.4㎎의 엽산을 복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반 산모에서는 임신 약 1개월 전부터 임신초기 3개월까지(임신 14주) 매일 0.4~1㎎의 엽산을 복용을 권장하며, 신경관 결손 임신의 과거력, 당뇨, 항경련제 복용 등의 고위험 산모에서는 매일 4㎎을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난임진료의 기준이 있는가?

▶난임은 피임을 하지 않고 1년간 규칙적인 관계를 통해 임신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건강한 젊은 부부의 약 85~90%가 1년 이내에 임신을 하게 된다. 30세 이상의 여성이 불규칙월경, 심한 생리통, 심한 성교통이 있거나 여성의 나이가 35세 이상일 경우, 임신 시도 6개월 후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난임의 원인을 조사하는 것이 좋다.

-기저질환으로 인해 약을 복용중이라면 중단해야 하는가?

▶임신 전에 만성질환을 진단받은 후 임신중에도 반드시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난치성 만성질환이 있다. 루푸스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면역성 질환/ 간질, 공황장애, 우울증 등의 신경정신질환/ 심혈관계질환/ 호흡기질환/ 당뇨나 갑상선기능이상 등의 내분비질환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만성질환을 가진 여성들은 질병 자체, 혹은 질병 때문에 복용하는 약이 태아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해 임신을 시도하지 않거나, 임신이 확인되면 임의로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신을 유지하면서 기저질환이 조절되지 않으면 태아 및 임신부의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기존의 기저질환에 대한 주치의는 물론 산부인과 주치의와의 긴밀한 상담이 중요하다. 복용 약물의 대부분은 태아기형의 위험이 기저위험을 벗어나지 않거나 다른 약물로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담을 통해 기저질환을 관리하면서 임신을 유지할 수 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