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본격적으로 시작된 무더위를 맞은 여름 극장가도 채비에 나섰다. 할리우드에서 온 기대작부터 국내 블록버스터까지 코시국 위기를 무너뜨릴 텐트폴 영화들이 극장을 채웠다. 우여곡절 끝에 출사표를 던진 여름 대작들이 떠난 관객을 다시 돌려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휴가와 방학, 그리고 무더위까지 더해지며 특수 아닌 특수를 보내는 1년 중 최고 빅시즌 여름 극장가. 대작들이 총출동하는 여름 극장가에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기대작은 17일 개봉하는 디즈니·픽사의 신작이다.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두 친구가 바다 괴물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아슬아슬한 모험과 함께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이야기를 그린 디즈니·픽사의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루카'(엔리코 카사로사 감독)는 청량함과 시원한 쾌감을 가득 담은 배경과 스토리로 여름 극장가 문을 열게 됐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여름 워밍업하기 좋은 힐링 애니메이션으로 등극할 예정이다.
'루카'에 이어 23일 개봉하는 도심 추격 스릴러 영화 '발신제한'(김창주 감독, TPSCOMPANY·CJ ENM 제작) 역시 여름 극장에 등판한다. 은행센터장이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라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충무로 믿보배' 조우진의 데뷔 23년 만에 첫 단독 주연작으로 많은 관심을 끈 '발신제한'은 폭탄이 설치된 차 안에서 탈출하려는 긴장감이 두드러지는 영화인만큼 실시간으로 조여오는 스릴과 빠른 호흡이 강점인 신작이다. 여름 극장가를 정조준한 속도감으로 쾌감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등에 잇는 명품 추격 스릴러로 알짜 흥행을 이어갈 계획이다.
7월 극장은 더욱 화려하다. 지난해 5월 개봉에서 무려 1년 넘게 연기된 마블 스튜디오의 올해 첫 번째 액션 영화 '블랙 위도우'(케이트 쇼트랜드 감독)가 7일 출격한다. 어벤져스의 히어로 블랙 위도우가 자신의 과거와 연결된 거대한 음모를 막기 위해 어두웠던 과거의 진실을 마주하고, 목숨을 건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 위도우'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16,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부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18,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 사이의 알려지지 않은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가 예고되어 있다. MCU 첫 여성 단독 히어로 시리즈인 '캡틴 마블'(19, 애너 보든·라이언 플렉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여성 단독 히어로 시리즈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멸했던 한국판 블록버스터도 모처럼 용기를 냈다.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그의 아내인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가 제작한 액션 영화 '모가디슈'(류승완 감독, 덱스터스튜디오·외유내강 제작)가 한국 여름 텐트폴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두 팔을 걷은 것.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사람들의 생존을 건 탈출을 그린 작품으로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등이 출연한다. 순 제작비만 무려 240억원이 투입된 초호화 블록버스터로 '블랙 위도우'에 이어 7월 말, 8월 초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잔혹한 범죄물, 소름 끼치는 미스터리로 매 작품 충격을 안긴 나홍진 감독의 첫 제작 영화인 한국·태국 합작 공포 영화 '랑종'(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노던크로스·GDH 제작)도 7월 극장가에 간판을 내건다.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랑종'은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의 정경과 샤머니즘을 다룬 낯설고도 흥미로운 소재, 그리고 방심할 틈 없는 전개가 선사하는 압도적인 몰입감으로 무더운 여름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전망. 나홍진 감독이 기획, 제작하고 태국 호러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셔터'(05)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아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기대작이다.
마지막으로 제작사 외유내강의 또 다른 신작 액션 스릴러 영화 '인질'(필감성 감독, 외유내강 제작) 역시 여름 라인업에 합류해 관심을 끌었다.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으로 435만명을 동원하며 '코시국 여름 흥행킹'에 등극한 황정민이 올해도 다시 한번 여름 극장가를 겨냥, 직접 자신의 이름을 작품에 내걸고 여름 관객을 만날 준비에 나섰다. '인질'은 '모가디슈' 보다 규모가 적은 제작비 80억원 투입된 작품이지만 존재감 만큼은 대작 못지 않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름 극장 잔다르크로 나선 외유내강이 '모가디슈'와 '인질'로 연타석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