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메이저리그 베테랑 심판이 명예 훼손 소송에서 승리했다. 전직 메이저리거는 50만달러(약 5억 7000만원)의 피해 보상액을 지급해야 한다.
13일(이하 한국시각) 'AP', '뉴욕포스트'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심판 조 웨스트가 스트라이크존 조작설을 퍼트린 전직 메이저리거 폴 로두카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최종 승리했다. 맨해튼 연방대법원 판사는 13일 판결에서 웨스트의 손을 들어주며 로두카에게 피해 보상금 50만달러에 이자를 더해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악연의 시작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4차례나 선정됐던 '올스타 포수' 로두카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웨스트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로두카는 팟캐스트에서 "메츠에서 함께 뛰던 투수 빌리 와그너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당시 심판이 웨스트였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팽팽한 경기에서 와그너가 불펜으로 등판했고, 그는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날 하루종일 웨스트가 스트라이크존을 타이트하게 봤지만, 와그너가 호언장담한 이후 실제로 10개의 공을 던지면서 무려 3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당시 그가 던진 9개의 스트라이크 중 8개의 스트라이크는 존에서 가깝지도 않았다"고 회상했다.
로두카는 또 "클럽하우스로 돌아가 와그너에게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라고 물었고, 그는 나에게 윙크를하며 '웨스트가 고풍스러운 클래식카를 좋아해서 다운타운에 나올 때마다 57년식 쉐비(쉐보레 클래식카)를 몰 수 있게 빌려줬다. 그리고 그가 나를 도와줬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당시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메이저리그의 베테랑 심판이 선수에게 대가를 받고, 스트라이크존을 유리하게 조작해줬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로두카는 2006~2007년 메츠에서 뛰었었다. 하지만 웨스트는 "로두카-와그너 배터리가 뛴 메츠-필라델피아전에서 주심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고, 그 이후 로두카를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풍문의 주인공인 와그너는 이와 관련한 공식 발언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맨해튼 연방대법원 존 켈리 판사는 로두카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 최종 판결을 내려 웨스트의 손을 들어줬다. 아직 웨스트가 공식적으로 승소 소감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변호사인 케빈 머피가 언론을 통해 대리 성명을 발표했다. 머피는 "만 68세인 웨스트는 이번 시즌이 끝난 후 은퇴할 예정이다. 웨스트는 이번 소송 결과에 매우 만족하며, 로두카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로두카는 소송 결과에 대해 어떤 코멘트도 남기지 않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