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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솔직한 견해"…윤여정 is 윤여정, 英아카데미 폐부 찌른 고상하고 익살스런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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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윤여정은 윤여정이었다. 고상하지만 익살스러운 재치를 놓치지 않는 그의 입담이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도 빛났다. 윤여정의 솔직하지만 위트있는 수상 소감은 트위터 인기 장면으로 랭크되며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윤여정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한국 배우 최초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올해 '미나리'로만 전미 비평가위원회로부터 LA, 워싱턴 DC,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욕 온라인, 미국배우조합상, 그리고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을 포함해 37개의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획득했고, 26일 열리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마지막 38번째 여우조연상 트로피 수상을 도전하게 됐다.

특히 윤여정은 올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국인은 물론 전 세계 영화 팬들을 웃게 만든 직설적이지만 위트있는 수상 소감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윤여정은 "나는 한국의 여배우 윤여정이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에 올라 정말 영광이다. 아, 이제 수상자가 됐다"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곧바로 지난 9일 타계한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공을 언급한 그는 "우선 필립공에게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빈다"며 영국 아카데미를 향한 예의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소감 마지막 "정말 감사하다.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 상은 특별히 영국분들에게 받아서 기쁘다"며 "고상한 체하는 영국 사람들로부터 받아서 정말 기쁘다. 나에게 투표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마무리를 지었다. 군더더기 없는 특유의 윤여정 표 직설 화법에 시상자는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참지 못했고 함께한 후보들 역시 웃음이 터지며 무거웠던 시상식 분위기가 한층 유쾌해졌다.

시상식이 끝난 이후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윤여정의 농담 같은 수상소감이 시상식을 웃음으로 채웠다"며 관심을 가졌고 영국 일간 신문 인디펜던트도 "윤여정의 '고상한 체하는' 발언에 시청자가 매우 즐거워했다"고 평했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윤여정을 향해 "그야말로 윤여정은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윤여정의 수상 소감에 대한 인터뷰를 다뤄 또 한 번 관심을 끌기도 했다.

버라이어티는 윤여정을 향해 "칭찬이 아닌 수상 소감(하지만 매우 정확한 분석)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윤여정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수상 소감이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영국은 여러 번 방문한 나라이고 개인적으로는 10여년 전 캠브리지 대학에서 배우로서 펠로우십을 했다. 그 당시 학교를 다니면서 영국인은 고상한 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내가 말한 고상함은 안 좋은 식의 고상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은 역사가 길고 자부심이 있는 나라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영국인이 고상한 체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영국 아카데미에서 내 솔직한 느낌을 말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지만 결코 불쾌함을 주지 않았던 내공이었다. 솔직한 윤여정의 소감은 영국 아카데미의 폐부를 찔렀고 그들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아시아 여성의 너스레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K-할머니'의 솔직함, 윤여정이 전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