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저희 팀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어요."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이 미소를 지었다. 충남아산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충남아산은 10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종료직전 터진 김인균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이겼다. 개막 후 무패를 달리던 이랜드에 일격을 가한 충남아산은 6경기만에 시즌 3승째(1무2패)를 신고했다. 승점 10 고지를 밟은 충남아산은 초반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깜짝행보다. 지난해 경찰청 축구단과 작별하고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충남아산은 얇은 스쿼드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27경기에서 5승(7무15패)에 머물렀다. 2018년 경찰청 시절, 우승까지 경험한 박 감독 입장에서 꼴찌는 충격적인 성적표였다. 그는 "자존심이 센 스타일이다. 상처도 받았고, 공부도 많이 했다"고 했다.
두번째 시즌 절치부심했다. 전력 보강부터 열을 올렸다. 특히 힘을 준 곳이 수비였다. 유준수 최규백 한용수 등 K리그1을 경험한 수비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박 감독은 "새롭게 온 수비 선수들이 경험이 많다.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주니까 허리진과 공격진에서 편하게 경기를 한다. 작년에 위험한 상황이 오면 거의 골을 내줬는데, 지금은 위험한 상황에서 버티는 힘이 생겼다"고 했다.
동계훈련도 착실히 진행했다. 박 감독은 "작년과 비교해 확실히 동계훈련이 잘됐다. 시작 때는 긴가민가 했는데, 끝날 때쯤 되니까 팀이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이상이었다. 6경기에서 단 3골만을 내주며 리그 최강의 짠물 수비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충남아산은 강팀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이랜드, 경남FC, 부산 아이파크를 잡았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확실히 강팀과 하면 집중력, 응집력이 좋아진다. 이런 팀들과 하면서 실점을 하지 않고, 결과까지 가져가면서 선수단 전체에 확실히 자신감이 더해졌다"고 했다.
안정된 수비를 구축한 충남아산은 부상중인 마테우스, 적응중인 알렉산드로 두 외국인선수가 성공적으로 가세할 경우, 더 강해질 수 있다. 박 감독은 "욕심 내기 보다는 부담없이 준비한 것만 잘하면 목표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단순한 시즌 초 돌풍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얘기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