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설렌다. 오는 15일 '특급 루키' 데이가 성사될 전망이다. 신인왕 유력 후보들이 마운드에서 선발 맞대결을 하게 됐다. 주인공은 이의리(KIA 타이거즈)와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이다.
둘은 1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2021년 KBO리그 정규시즌 10차전에 나란히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의리는 지난 8일 고척 키움전에서 프로 공식 데뷔전을 치렀는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23타자를 상대로 84개의 공을 던져 3안타(1홈런) 3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1-0으로 앞선 6회 박병호에게 투런포를 허용하지 않았다면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할 수 있었다.
이의리는 일주일에 한 번씩 등판한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특급관리 대상이다. 고교 때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았고, 프로 무대를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다. 무엇보다 윌리엄스 감독은 양현종의 부재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에게 '4일 턴' 로테이션을 요청했기 때문에 이의리가 무리없이 주 1회 등판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윌리엄스 감독은 10일 광주 NC전을 앞두고 "이의리는 15일 등판이 맞다. 이 정도 로테이션 간격을 둘 것이다. 하루 덜 쉬거나 더 쉬는 건 모니터링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욱의 프로 데뷔전은 혹독했다. 지난 9일 부산 키움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24명의 타자를 상대해 88개의 공을 던져 5안타 4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다만 직구 147km를 던졌고, 스트라이크존에서 아쉬운 판정을 받았고, 수비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김진욱의 투구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진욱이는 잘 던졌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구위 면에서는 상대를 압도했다. 아쉬운 점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실 고교 때는 김진욱이 이의리보다 주목을 받긴 했다. 이미 강릉고 2학년 때 소형준(KT 위즈) 이민호(LG 트윈스) 등 선배들을 제치고 아마추어 최고 투수에게 주는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하기도. 지난해에는 대통령배 전국대회에서 팀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 첫 등판에선 결과적으로 이의리가 우세를 보였다. 둘은 시즌 두 번째 선발등판에서 외나무 대결을 펼치게 됐다.
2000년 이후 신인 선발투수 맞대결은 25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은 지난해 10월 3일 김윤식(LG 트윈스)-소형준(KT 위즈)이었다. 다만 고졸 신인에다 좌완 맞대결은 보기 힘든 조합이다. KBO리그 좌완 양대산맥이었던 양현종-김광현도 2007년 나란히 프로에 입단한 이후 통산 여섯 차례밖에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서로 2승2패를 나눠가지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