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남자프로배구 정규시즌 우승팀 대한항공과 2위로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우리카드의 챔피언 결정전이 시작된다.
대한항공이 시즌전 예상처럼 안정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완벽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우리카드도 후반기 상승세를 타면서 2위에 올랐기에 누가 유리하다 장담할 수 없다.
대한항공은 첫 통합우승을 노린다. 2017∼2018시즌 정규시즌 3위에 오른 뒤 챔프전서 현대캐피탈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우승과 챔프전 우승의 통합 우승은 한번도 하지 못했다.
우리카드는 첫 챔프전 진출에서 우승까지 노린다. 2018∼2019시즌 3위로 처음 봄배구 맛을 본 우리카드는 지난시즌 1위를 달리다가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올시즌엔 초반 부진하다 점차 안정감을 찾으면서 후반기 대상승으로 2위까지 올랐고 플레이오프에서도 OK금융그룹을 2연승으로 눌러 챔프전에 올랐다.
어느 팀이 우승하더라도 역사를 쓴다.
▶베테랑 감독 vs 외국인 감독
감독 대결이 재미있다. 대한항공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과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개인적으로 첫 우승 도전이다. 대한항공이 우승하면 산틸리 감독은 첫 외국인 감독으로 우승을 하는 역사를 만든다. 산틸리 감독이 성공하면서 다른 팀도 외국인 감독에 대한 생각을 달리 할 수 있다.
베테랑 감독인 신 감독도 개인적으로 첫 우승 도전이다. 대한항공 사령탑을 맡았던 2010∼2011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일궜지만 챔프전서 삼성화재에 4연패로 우승이 좌절됐고, 2011∼2012시즌엔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프전에 나갔지만 또 삼성화재에 1승3패로 패했다. 9년만에 다시 챔프전에 올라 첫 우승에 도전한다.
▶정지석-요스바니vs나경복-알렉스
둘 다 좌우 쌍포가 확실하다. 대한항공은 정지석과 요스바니, 우리카드는 나경복과 알렉스의 쌍포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대한항공은 정지석의 능력이 중요하다. 수비력이 뛰어나면서 공격 역시 좋다. 이번시즌 632득점으로 전체 득점 6위, 국내 선수 1위에 올랐다. 공격성공률 55.43%로 전체 1위. 서브도 좋아져 세트당 서브에이스 0.54개로 전체 2위에도 올랐다. 정지석의 서브 때 상대 리시브의 불안으로 득점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즌 중에 들어온 요스바니도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12경기, 40세트서 236득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 알렉스는 903점으로 전체 득점 2위를 기록했고, 나경복은 531점으로 8위에 올랐다. 공격 성공률도 알렉스가 54.85%로 2위에 올랐고, 나경복은 52.81%로 4위였다.
어느 쌍포가 더 불을 뿜을지가 승부 관건이다.
▶5일간 4경기. 실력? 체력 싸움!
챔프전은 2연전 후 하루 휴식 일정으로 진행된다. 총 7일 동안 5경기가 열린다. 4차전까지만 줄이면 5일 동안 4경기가 열리는 강행군이다. 당연히 체력이 승부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체력에선 대한항공이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정규시즌을 마친 뒤 9일간 휴식 시간을 가졌다. 산틸리 감독은 휴식기 동안 챔프전에 대비해 선수들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키며 체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한선수(36) 곽승석(33) 등 베테랑이 있어 연전을 치르면서 체력적인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우리카드는 체력면에서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OK금융그룹과 PO 2연전을 치른 뒤 사흘 휴식후 챔프전 강행군에 들어간다. 우리카드도 PO 2차전서는 체력 저하로 갈수록 범실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체력전을 본다면 전력층이 두터운 대한항공이 더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토종 라이트 임동혁이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요스바니가 후위로 빠질 때 임동혁이 세터 한선수와 교대해 전위로 가고 세터 황승빈이 요스바니 대신 후위로 가는 작전이 자주 나올 수 있다. 한선수의 체력 관리와 함께 전위 공격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카드는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가 있는 편이다. 우리카드로서는 시리즈를 빨리 끝내는 것이 우승과 가까워진다. PO 승리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는 차원에서라도 1차전 승리가 꼭 필요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