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올림픽 진출의 꿈을 향해 분투중인 대한민국 여자축구가 중국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아쉽게 패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4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신세계 이마트 후원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난적 중국에 1대2로 패했다.
2010년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20세 이하 월드컵 3위,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 사상 첫 16강,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 2회 연속 진출, 아시안게임 3회 연속 동메달 등 한국 여자축구의 역사를 써온 '황금세대'들이 밟지 못한 유일한 무대가 바로 올림픽이다. 어느덧 30대로 들어선 지소연, 이민아, 심서연 등 에이스들이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절박함으로 만리장성과의 마지막 승부에 나섰다.1998년생 강채림, 2000년대생 추효주 등 당찬 영건들이 언니들과 함께 첫 올림픽의 꿈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플레이오프는 '1-2차전 합산 스코어-원정 득점 스코어(X2)-연장전-승부차기' 순으로 티켓을 가리는 방식. 홈 경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원정에서 비기거나 이기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벨 감독은 선수들에게 "절대 실점해선 안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반면 원정 다득점이 절실한 중국은 초반부터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전반 3분 '중국 에이스' 왕슈앙의 프리킥에 이은 문전 헤더가 골대를 살짝 넘겼다. 전반 7분 한국 중원의 패스미스 실수를 틈탄 왕샨샨의 왼발 슈팅은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에게 막혔다. 전반 15분 이후 한국 공격도 활기를 띠었다. 전반 19분 지소연의 프리킥에 이은 홍혜지의 고공헤더가 살짝 골대를 넘겼다. 전반 25분 추효주의 헤더를 펑쉬멍이 받아냈다.
전반 33분 한국 수비라인이 흔들렸다. 김정미가 슈퍼세이브로 한 차례 위기를 막아선 직후, 왕샤오시에의 크로스에 이어 문전쇄도한 장신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월드클래스 지소연이 번뜩였다. 실점 6분만인 전반 39분 역습 찬스, 지소연이 오른쪽 측면으로 질주하는 강채림을 바라봤다. 영리한 공간패스를 이어받은 강채림의 쏘아올린 오른발 슈팅이 골망 구석에 메다꽂혔다. 태극낭자들이 뜨겁게 환호했다. 프랑스여자월드컵에서 당돌한 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남겻던 영건 강채림의 원더골, 동점골에 벨 감독이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후반에도 중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지소연, 이민아가 몸을 던져 상대 공격을 막아섰다.
그러나 후반 27분 페널티킥 추가실점이 뼈아팠다. 후반 교체투입된 손화연이 중국의 탕자리와 충돌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후반 28분 왕솽이 골망을 흔들며 중국이 2대1로 앞서나갔다. 벨 감독은 후반 30분 미드필더 이민아 대신 최전방 이금민, 후반 40분 수비수 박세라 대신 공격수 여민지를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태극낭자들이 마지막 휘슬까지 "할 수있어!" "조금만 더 하자"를 외치며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1대2로 패하며 13일 쑤저우에서 펼쳐질 원정 2차전에서 반전을 노려야하는 상황이 됐다.
FIFA랭킹 18위 한국은 FIFA랭킹 15위 중국을 상대로 역대전적에서 37전 4승6무27패였다. 아테네올림픽 이후 중국과의 역대 올림픽 예선서도 1무3패로 절대 열세였다. 올림픽 5회 출전, 1996년 대회 은메달, 2000년 , 2008년, 2016년 8강을 기록한 강호 중국에 찰거머리같은 수비와 강력한 압박으로 맞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원정 2차전에서 반드시 2골 이상 차로 승리해야 올림픽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고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