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종영까지 단 2회만 남았지만, 여전히 쫄깃한 스토리에 숨막히고, 예측할 수 없는 캐릭터의 반전에 눈을 뗄 수 없는 드라마가 탄생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신하균이 있다.
JTBC 금토드라마 '괴물'(연출 심나연/극본 김수진/제작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JTBC스튜디오)은 가상의 공간 만양을 배경으로 20여 년을 관통한 실종, 살인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뛰어난 심리묘사와 서사,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완성도 높은 연출로 '괴물'은 웰메이드 스릴러라는 수식어를 얻고 있다. 그러나 '괴물'이 다른 스릴러들과 차별점을 두는 부분은 이런 요소가 아니다. '괴물'은 이동식을 통해 범인을 악마화하거나 범인의 서사에 집중해 정작 피해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놓치거나 전시했던 기존의 수사물들을 뒤틀며 단순한 진실 추적 이상의 감정적 동요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이는 관습적 연기의 틀을 벗어난 신하균의 열연이 있기에 가능했다.
신하균이 연기한 이동식은 누구보다 변화무쌍한 상황에 맞닥트리며 감정의 진폭 또한 큰 예측불가 캐릭터다. 범인으로 의심되던 그의 소름 돋는 웃음과 행동은 돌아보면 홀로 진범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이의 고단함과 울분이 느껴지고, 다 잡았던 범인이 여동생에 대한 비밀만 남긴 채 죽고 피해자 유족의 절망을 미처 극복하기도 전에 다시금 남상배(천호진) 소장의 죽음 앞에서 오열할 때는 가장 애처로운 인물이 된다. 급기야 기억이 돌아온 친구 박정제(최대훈의 자백에 붉게 충혈된 눈과 물기 어린 얼굴로 '너만 죽인 게 아닌 거 같거든'이라고 내뱉는 모습은 진범을 잡기 위해 분노를 억누르는 듯 했다.
이는 신하균의 열연이 빚어낸 이동식이 있기에 가능했다. 벌겋게 달아오른 눈가, 뛰는 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혈관, 냉정하면서도 슬픔이 담긴 눈빛까지. 신하균은 이동식 그 자체였다. 오랜 시간 감내했을 죄책감과 광기를 억누른 의지력은 언제 터져버릴지 모를 긴장을 유발하고, 뒤틀린 욕망과 이기심이 만들어낸 괴물들의 실체와 대비되며 깊은 공감을 전하고 있다.
이제 한주원(여진구)의 아버지 한기환(최진호)의 범죄사실을 모두 알게 된 현재, 도해원(길해연)과 이창진(허성태), 한기환 세 명의 악의 연대를 그 누구보다 차분하게 파헤치고 있는 이동식과 한주원, 그리고 드라마 '괴물'이 과연 어떤 결말을 선보일지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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