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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장착'알렉스X'만능 엔터'헤이스, 광주 외인듀오 데뷔전부터 '대박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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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국내 프로축구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K리그가 의외로 힘든 리그'라고' 리그 전반적인 축구수준을 말하는 게 아니라 처음 온 외인들이 적응하기가 예상보다 까다롭다는 의미다. 실제로 '폭망' 데뷔전을 치르고 연봉만 축내다 떠나는 선수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여기, K리그 첫 경기부터 2~3년은 뛴 선수처럼 능숙하게 존재감을 발휘한 외인이 있다. 그것도 두 명씩이나. 바로, 광주 FC의 공격수 헤이스(28)와 센터백 알렉스(29·본명 알렉산다르 안드레예비치)다. 이들은 지난 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7라운드에서 나란히 데뷔해 풀타임 활약하며 광주의 전용구장 첫 승을 뒷받침했다.

브라질 출신 헤이스는 최전방부터 상대진영 측면, 중앙선 부근까지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발이 빠르고 터치가 부드러워 공이 헤이스에게 전달되면 무슨 장면이든 만들어낼 거란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비록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전반 19분 문지환 퇴장 이후 작정하고 전원수비 전략을 펼친 인천의 수비를 뒤흔들며 엄지성 이희균의 연속골에 기여했다.

광주는 2018년 여름 펠리페(29)를 영입할 당시 펠리페의 팀 동료였던 헤이스를 영입 리스트에 포함했다. 당시엔 여러 이유로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지난시즌 브라질 2부리그에서 '포텐'을 폭발하면서 광주가 확신을 갖고 영입했다. 그리고 첫 경기부터 윌리안(26·경남)의 빈자리를 메워주리란 기대감을 어느정도는 채웠다.

세르비아 대표 출신 센터백 알렉스는 사실 영입 2순위였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제1 타깃으로 삼은 브라질 용병이 더 많은 액수를 부른 중국 리그로 향하면서 선택한 자원이다. 내부적으론 기대 반 걱정 반이었을텐데, 팀 훈련에 합류하자마자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다. 기존 선수들 사이에서 "대박"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선수들의 선수 평가는 틀리는 법이 거의 없다고 하던데, "대박"이란 평가도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알렉스는 이한샘과 센터백 파트너십을 이뤄 인천에 빈틈을 내주지 않았다. 김준범의 선제골은 수비수 다리에 맞고 굴절된 불운한 골이었다. 상대가 워낙 수비적으로 나서 진정한 수비실력을 살필 기회가 없었지만, 수비 리딩, 위치 선정 무엇보다 전방을 향하는 빠르고 정확한 장거리 패스와 전진 패스가 돋보였다. 가까이에서 뛰는 선수들의 이름을 외칠 정도로 팀에도 빠르게 적응한 모습이었다.

팬들 사이에선 자연스레 '광주 스카웃팀 일 잘한다'는 말이 나왔다. 이들 이전에 영입된 외인 중 펠리페는 국내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는 선수로 부상했고, 펠리페와 함께 광주의 1부 승격을 이끈 윌리안과 아슐마토프(24·강원)는 좋은 평가 속에 좋은 대우를 받으며 이적했다. 선수 영입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 건 스카웃과 운영팀이지만, 헤이스와 알렉스를 콕 찍은 건 올해 광주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호영 감독이다. 동계훈련지에서도 밤낮으로 영상을 보고 또 봤다. 몸값에 상관없이 원하는 용병을 영입할 수 있었던 중국슈퍼리그를 광저우 헝다 코치로 경험하고, 제한된 액수로 가성비 좋은 외인을 데려와야 했던 국내의 시장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감독은 두 선수에게 올해 광주의 잔류 운명을 맡기기로 최종 결정했다. 일단 두 선수는 김 감독의 기대만큼 활약해주며 제2의 펠리페가 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헤이스와 알렉스는 인천전을 통해 살짝 K리그 맛을 봤다. 이제 매경기 데뷔전과 같은, 혹은 그 이상의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음 관문은 이전 라운드에서 승격 첫 승을 따내 기세가 좋은 수원 FC다. 4월 7일 오후 7시 30분, 광주축구전용구장.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