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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종료… 국내 소비자들의 혜택은 점점 더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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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한다고 6일 밝혔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왔던, LG 전자의 아쉬운 퇴장에 국내 소비자들의 혜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삼성과 애플을 견제하며 스마트폰 시장 발전을 이끌었다. 제조사들의 경쟁은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핵심 요소다. 삼성과 LG의 경쟁은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 평준화는 물론 소비자 선택권과 혜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통신 대리점의 입장에서도 고객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 구도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의 원인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단통법은 이통사, 제조사들이 고객에게 차별적으로 보조금을 주는 것을 규제한 것이다. 도입 당시 통신사가 주는 최대 지원금을 33만 원으로 제한한 '지원금 상한제'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 유통질서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2014년 10월 도입됐다.



단통법은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은 올라가고, 시장은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 위주로 재편되는 결과를 낳았다. 단통법 이전에 LG 전자는 휴대폰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후 10~20% 수준으로 하락했다. 프리미엄 라인업만 판매하고 있던 애플이 단통법의 최대 수혜자라는 의견이 업계에 지배적이다. 실제 애플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한 시기도 단통법 직후다. 단통법 시행 직전인 2014년 3분기 5.3%였던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단통법 시행 후 한 분기 만에 27.3%로 수직 상승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삼성은 LG 스마트폰의 지분을 차지하기 위해 중저가폰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20만 원대 초저가폰 갤럭시 A12를 출시하고, A시리즈 최초로 온라인 언팩을 진행하는 등 마케팅 활동도 강화했다. 샤오미는 20만~3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0(홍미노트10)' 시리즈를 선보이며 국내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중국 제조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0.1%에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지 않다. 애플의 경우 가장 저렴한 모델도 90만 원이 넘기 때문에 중저가폰 유저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업계에서는 LG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애플보다는 삼성전자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운영체제(OS) 차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애플은 독자 운영체제인 iOS를 사용한다. 안드로이드에 익숙해진 LG폰 사용자들이 아이폰보다는, 같은 OS를 공유하는 삼성전자를 선호할 확률이 높다.



LG 스마트폰의 철수로 고객들의 선택권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스마트폰 가격도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한국의 스마트폰 평균 판매 가격은 전 세계에서 2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이 양강 구도로 가면 가격 인상은 물론 서비스의 질도 하락할 수 있다"며 "삼성과 LG는 각자 신제품을 출시할 때 알게 모르게 가격 경쟁을 펼쳐왔는데, 경쟁이 사라지면 통신 시장에서 공시 지원금 등을 통한 마케팅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기존 사용자는 물론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사업 종료 이후에도 서비스센터 및 콜센터를 지속 운영한다. LG전자 모바일 제품의 소모품(배터리, 충전기, 전원 케이블, 이어폰 등)은 사업 종료 이후에도 서비스센터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모든 고객은 사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고객들이 불편함 없이 LG전자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OS 업그레이드 및 SW 업데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LG 스마트폰이 철수를 결정했지만 LG전자가 사후 지원을 약속한 만큼 합리적인 가격의 5G 스마트폰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LG전자 스마트폰은 판매처 별 재고 소진 시까지 구매 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가별 기준과 법령에 따라 안정적인 사후 서비스 제공 및 수리 부품 공급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끝까지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고객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 이라고 밝혔다.



김강섭 기자 bill198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