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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니키리에 로맨틱한 남편"…유태오, '섹시빌런' 벗고 '사랑꾼' 입었다('새해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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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칸의 남자' '섹시 빌런' 배우 유태오(40)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강렬한 악역을 벗고 공감 자아내는 현실의 청춘으로 새로운 부캐 탄생을 예고했다.

로맨스 영화 '새해전야'(홍지영 감독, 수필름 제작)에서 세상의 편견에 부딪혀 연인 오월(최수영)에게 늘 미안한 패럴림픽 국가대표 래환을 연기한 유태오. 그가 3일 오전 진행된 국내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새해전야'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취업, 연애, 결혼 등 누구나 경험하고 겪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우리들의 고민을 네 커플의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담아 관객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로맨스 영화 '새해전야'.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여 온 '로맨스 대가' 홍지영 감독의 신작이자 설날 기대작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새해전야'는 충무로 대세 배우들로 구성된 화려한 멀티캐스팅을 구축, 환상의 앙상블 또한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다. 특히 영화 '여배우들'(09, 이재용 감독)을 통해 데뷔해 '레토'(19,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 '버티고'(19, 전계수 감독) '블랙머니'(19, 정지영 감독)를 비롯해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머니게임', SBS '배가본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유태오가 '새해전야'에서 스노보드 패럴림픽 국가대표 래환으로 변신해 다시 한번 여심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유태오가 연기한 래환은 특유의 근성과 끈기로 좋은 성적을 내며 스포츠계 떠오르는 유망주다. 오월에게 프러포즈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가운데 자신의 장애를 이용하려는 에이전시를 두고 오랜 연인 오월과 충돌이 생기면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세상의 편견을 딛고 사랑을 지키는 캐릭터를 다정다감한 사랑꾼 면모와 함께 흔들림 없는 연기력으로 소화해 눈길을 끈다.

유태오는 "'새해전야'는 기존에 내가 해왔던 작품과 달라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강하고 악한 역할을 자주 해왔다. 그런 선택을 한 이유는 내 얼굴을 보면 착한 역을 할 것 같지 않다. 그리고 3년 전 '레토'로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 다녀온 뒤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제안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제안을 받은 캐릭터가 주연은 아니었다. 주로 주인공보다 잘 생기면 안 됐고 서브 주연이나 강력한 악역으로 커리어를 쌓는 게 맞다는 개인적인 전략도 있었다. 물론 역할도 좋았고 작품도 좋아 그 전 작품들을 선택했지만 1년~1년 반 정도 그런 식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그 결과 좀 더 상업적으로 대중화되는 캐릭터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고 분석했다.

'머니게임'을 통해 '섹시 빌런'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유태오는 "내가 어떻게 불리던 그 수식어에 마음이 기우는 편은 아니다. 연기가 끝난 뒤 대중의 반응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팬들이 불러주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감정의 반응이 별로 없는 편이다. 특별히 '섹시 빌런'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건 빌런이지만 섹시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라 감사하다. 모든 반응이 긍정적이라 고맙다"고 밝혔다.

이어 "'새해전야'는 장르부터 내가 좋아하는 장르다. 대중성에 대한 욕심이 컸는데 여기에 클래식한 요소의 영화라 선택하게 됐다.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클래식한 장르의 영화였다. 시즌 무비에서 오는 매력도 많이 느껴 선택하게 됐다"며 "물론 그렇다고 지금의 내가 대세가 된 기분은 아니다. 인지도가 올라간 것은 느껴져 기분은 좋지만 앞으로 더 많은 멜로 장르를 하고 싶다. 현재 tvN 단막극 '대리인간'을 촬영 중이다. 급 미래에 대한 이야기인데 내 스토리라인은 멜로라 애정이 더 간다"고 덧붙였다.

패럴림픽 국가대표 캐릭터에 도전한 유태오는 "래환 캐릭터는 패럴림픽 선수다. 홍지영 감독도 캐릭터를 설명할 때 심리적인 문제가 아닌 걸로 알려줬다. 아무래도 래환이라는 캐릭터는 선입견, 극복의 역사가 있다.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는 원래부터 장애를 가진 분도 있지만 우연한 사고로 패럴림픽 선수가 된 분도 많더라. 그런 여러 사례를 통해 래환의 역사와 이력서를 상상속으로 만들었다. 이런 캐릭터의 역사를 만들고 실제 내 인생과 대입시켰다. 영화적으로 보이는 부분도 필요해 연습도 많이 했다. 실제 선수를 관찰했고 래환의 롤모델이 된 선수와 대화도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렸을 때 십자인대가 두 번 파열됐고 아킬레스건이 끊어지기도 했다. 보호 기구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데 다리를 쓸 수 없는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생활하는 데 있어서 제한적이고 고충이 많다는 경험은 있다. 어렸을 때 수술 후 많이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연기는 다르다. 래환이도 그렇고 다른 캐릭터도 그렇고 편견 없이 캐릭터를 접근하려고 한다. 캐릭터를 감싸줄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찾는다. 악역도 그렇고 그 캐릭터의 결핍을 공감하며 어떻게 안아주고 감싸줄지 고민한다. 연민을 가지고 캐릭터를 접근한다. 내 연기 철학인데 편견을 가지고 캐릭터를 연기하면 보편적인, 정형적인 연기가 나온다. 관객이 봤을 때 재미없는 연기다. 그런 연기를 하고 싶지 않다.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소신을 전했다.

'새해전야' 속 로맨스 연기 역시 확고했다. 유태오는 "최근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도 나왔는데 평소 로맨스를 좋아한다. 실제로도 로맨틱한 스타일인 것 같다. 작품이 아닌 개인적이 이야기가 쑥스럽다. 로맨틱하다는 성격의 바탕은 일단 사람이 순수하다는 것 같다. 순수하고 진솔한 부분이 사람을 로맨틱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런 스타일인 것 같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11살 연상 사진작가 니키 리와 결혼한 품절남인 유태오는 올해 결혼 15년 차로 캐릭터 래환과 전혀 다른 싱크로율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지금의 나는 래환과 싱크로율이 완전 다르다. 래환과 오월 사이에 소통의 오해 안에서 나오는 극복할 지점이 있다. '네 옆에 있으면 내가 자꾸 못나지는 느낌이다'라는 래환의 대사가 있는데 그런 오해의 표현을 지금의 나는 니키 리와 안 한다. 물론 어렸을 때는 그런 면이 있었고 실제로 그런 문제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기도 했다. 그때 대화로 풀어보려고 했고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심리 분석을 비롯해 문화 차이, 가정환경의 차이까지도 느꼈다. 래환에게 내 옛날 모습은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너무 서로를 잘 알고 웃고 넘긴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배우가 되는 게 욕심이다"고 밝힌 유태오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색깔의 범위는 한국적인 인디성도 있고 상업성도 있다. 또 세계적인 인디성도, 상업성도 있다고 스스로 믿는다"며 "내가 일하는 시스템 안에서 여러 분류로 나눌 수 있지만 그 안에 뿌리는 다양한 감수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같다. 내 감수성은 한국적인 세세한 감정부터 보편화된 상업적인 감수성까지 이해가 가능하다. 감수성의 범위를 생각했을 때는 어디에 둬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욕심은 많아 세계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새해전야'는 새해를 앞두고 각기 다른 두려움을 극복하는 네 커플의 로맨틱한 일주일을 그린 영화이다.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천두링, 염혜란, 최수영, 유태오 등이 가세했고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결혼전야' '키친'의 홍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