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년 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
류현진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식 당시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취재진으로 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류현진이 99번의 의미를 아는가'
보라스 특유의 위트 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캐나다가 LA(다저스)에 빌려줬었는데 류현진이 캐나다로 가져왔다."
99번은 캐나다에서 각별한 번호다.
캐나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이스하키 전설 웨인 그레츠키의 등번호였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 NHL에서는 전 구단 영구결번이다. 종목은 다르지만 블루제이스에서도 99번을 단 선수는 없었다. 99번을 단 토론토 최초의 선수가 바로 류현진이다.
그는 기대대로 전설의 번호를 영광스럽게 잘 지켰다.
토론토 데뷔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며 명불허전임을 과시했다. 독보적 에이스 활약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12경기 5승2패, 2.69의 평균자책점.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에도 올랐다.
MLB.com은 29일(한국시각) '블루제이스의 등번호 역사 중 최고의 선수'를 꼽는 기사를 실었다.
토론토를 거쳐간 전설적 선수들이 각 번호 아래 총 망라됐다.
팀 출신 유이한 영구결번 선수인 로이 할러데이의 32번과 로베르토 알로마의 12번도 당연히 꼽혔다.
류현진은 팀 역사상 최초이자 최고의 99번으로 언급됐다.
매체는 그레츠키와 얽힌 99번의 특별함을 언급하며 '류현진이 토론토 입단 첫해 2.69의 평균자책점과 AL 사이영상 후보에 오르는 등 엄청나게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으면서 99번을 잘 지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성장중인) 토론토의 젊은 야수진과 함께 할 수 있는 안정감 있는 베테랑 에이스로 우뚝 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설의 번호로 캐나다 스포츠 팬들에게 각별한 넘버 99. 이 번호를 달고 뛰는 에이스 류현진이 또 다른 전설을 향한 항해를 시작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