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예정 대로 전북 현대와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 출신)의 '아름다운 동행'은 끝났다. 2년 계약 기간을 종료했고, 새 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전북 구단은 6일 모라이스 감독과의 작별을 알렸다. 모라이스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벌어졌던 카타르 도하에서 바로 포르투갈로 돌아갔다. 전북 구단은 도하에서 모라이스 감독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지난 2년 동안의 팀 공헌에 대해 격려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2018년 12월, 최강희 감독(현 상하이 선화)에 이어 전북 구단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이후 두 시즌 동안 총 3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첫해 극적으로 울산 현대를 제치며 정규리그 우승, 그리고 올해 정규리그와 FA컵 '더블(2관왕)'을 차지했다. 더블은 전북 구단 사상 첫 쾌거였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에서 총 85경기 51승21무13패를 기록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지도자 생활에서 절대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그동안 기회를 많이 주지 못한 선수들에겐 미안하다. K리그와 전북에서 얻은 소중한 인연과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주전급 손준호 이 용 이주용 쿠니모토가 빠진 채 출전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선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전북과 모라이스 감독의 두 시즌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전북은 리그 우승 4연패를 이어갔다. 울산 현대와의 2년 연속 역대급 우승 레이스를 펼쳤고, 아슬아슬했지만 우승 타이틀을 지켰다. 10년 이상 이끌었던 최강희 감독이 떠난 후 팀이 흔들렸지만 결과적으로 연착륙시켰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모라이스 감독은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무리뉴의 오른팔'이라는 계급장을 갖고 K리그에 뛰어들었지만 한국 축구와 전북 선수들을 이해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선수 스타일의 호불호를 두고 몇차례 불협화음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구단과 김상식 코치가 조언했고, 결정적인 위기 상황에서 주변의 조언을 수용했다. 이해와 타협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또 모라이스 감독은 25명이 넘지 않은 단촐한 멤버를 꾸려 최고의 선수들이 매 경기 집중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전북 선수들에게 익숙지 않았던 후방 수비라인에서 출발해 패스로 만들어가는 '빌드업 축구'를 끊임없이 주문했다. 그 결과, 지금의 전북 현대는 최강희식 빠른 '닥공' 축구와 '후방 빌드업' 축구를 혼용할 수 있게 됐다.
모라이스 감독은 K리그에서 성공한 지도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떠났다.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그의 몸값은 3배 이상 급등했다고 한다. 중국 슈퍼리그와 중동, 유럽의 다수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전북 구단도 이미 후임 사령탑 선임 작업을 진행해왔다. 선수와 지도자로 오랜 기간 구단에 몸담아온 김상식 수석코치가 유력한 후보다. 김상식 코치는 최강희 감독과 모라이스 감독을 차례로 보좌했다. 두 성공한 지도자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다. 전북 선수들에 대해 가장 많이 정확히 알고 '준비된 지도자'라는 게 K리그 관계자들의 평가다.
전북 구단은 2021시즌을 위해 활발히 선수단 보강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들의 2021년 구단 목표는 모라이스가 이루지 못하고 떠난 '트레블(3관왕)'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