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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선수 출신' 41세 크리스 영 단장 선임...전문화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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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가 빅리그 선수 출신인 크리스 영(41)을 부사장 겸 단장에 선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텍사스 구단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1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로 활약한 크리스 영을 행정 부사장 겸 단장에 선임했다. 유임된 존 다니엘스 야구운영사장과 호흡을 맞춰 일할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영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는 2004년 텍사스에서 이뤘다. 2005년 12승을 따내며 정상급 선발로 올라선 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5개팀에서 통산 79승을 거뒀다. 명예의 전당에 오를 정도의 레전드는 아니었지만, 선수 시절 성실하고 공부하는 자세로 주목받았던 투수다. 텍사스와 샌디에이고에서는 박찬호와 한솥밥을 먹어 국내 팬들에도 익숙하다.

그는 은퇴 후 행정가로 변신해 메이저리그사무국(MLB)에서 일했다. 프로 입단 전 프린스턴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경기운영과 심판진을 관장하는 부사장으로 일하다 올초 징계위원까지 겸하는 수석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개장한 텍사스의 새 홈구장인 글로브라이프필드 공사에도 관여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AP와의 인터뷰에서 "2018년 MLB에 온 이후 크리스는 여러 사안에 대해 탁월한 감각을 발휘했다. 커미셔너사무국에서 여러 직원들에게 훌륭한 친구이자 동료였다"며 "레인저스 구단은 아주 특별한 사람을 데려간 것"이라고 극찬했다.

텍사스 구단은 존 다니엘스 사장이 단장을 겸하고 있었지만, 지난 달 레이 데이비스 구단주가 다니엘스 사장과 만나 프런트 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독립적인 단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영이 MLB에서 탁월한 업무 능력을 보이자 텍사스 구단이 스카우트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0년 이후로 단장의 역할이 좀더 전문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는 단장이 야구단 운영에 있어 실무 최고 책임자였지만, 선수 육성, 스카우트, 데이터 분석, 선수 평가, 기획 등 역할이 많아지면서 '야구운영사장(president of baseball operations)'이라는 자리가 생겨났다. 할 일이 많아지니 이를 총괄하는 '사장' 역할이 필요해진 것이다.

최초의 야구운영사장은 2007년 플로리다 말린스가 임명한 래리 바인페스트다. 현재 야구운영사장 자리를 두고 있는 구단은 텍사스를 비롯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LA 다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카고 컵스 등 12개 팀이다. 야구운영사장이 단장을 겸하는 구단도 있고, 텍사스처럼 분리시킨 구단도 있다.

그러나 텍사스처럼 빅리그 스타 출신 단장이 탄생한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KBO리그는 최근 현장에 익숙한 선수 출신 단장이 대거 등장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는 행정과 운영을 강조하다 보니 영처럼 선수 경험이 풍부한 단장은 잘 보이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프런트의 분업과 전문화 방법으로 스타 선수 출신을 실무 책임자로 앉히는 구단이 늘어날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