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최근 2년 사이에 프로축구 강원FC는 여러 방면에서 극적인 장면들을 겪어왔다. 지난해에는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파이널A에 안착하며 큰 주목을 받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전하지 못하게 진행됐던 2020시즌에는 오히려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강등 위기까지 겪은 끝에 파이널B에서 1부 리그에 잔류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2년 사이에 겪은 성공과 실패가 모두 '기대 밖의 일'이라는 공통분모로 묶인다는 게 특징이다.
잔류에 성공한 건 다행이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2020시즌을 치른 강원은 이미 클럽하우스가 있는 강릉에서 2021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강원 김병수 감독은 지난해의 성공과 올해의 실패 사이에서 더 뚜렷한 자신의 색깔을 찾기 위해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강원의 2021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올해 밀려난 파이널A에 다시 진입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올 시즌에 나타난 시행 착오와 오류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전술 연구를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해법 자체는 어렵지 않게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이를 받쳐주는 팀의 지원책이다. 시도민 구단의 한계로 분명 다른 기업 구단에 비해 구단의 재정적, 행정적 지원이 미진한 부분이 있다. 어쩔 수 없는 태생적 한계라고도 볼 수 있지만,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할 필요도 있다. 때문에 선수단의 노력과는 별도로 구단 차원에서 내년 시즌 반등을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분명히 있다.
우선 하나는 확실한 외국인 공격수 수급이다. 올해 강원은 외국인 공격수 없이 시즌을 치렀다. 처음에는 김 감독이 의도한 바였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전력 보강을 위해 국내 선수들을 끌어 모았는데, 외국인 선수는 영입하지 않았다. 한정적인 재정 안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려 했다.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르며 확실히 득점력에서 아쉬운 점이 나타났다. 외국인 공격수 부재는 강원이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뒤로 밀린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이 문제가 우선 해결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확실한 연고구장의 정착이다. 지난해 강원은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을 썼다. 원래 클럽하우스는 강릉인데, 평창동계올림픽 여파로 지난해까지 강릉 종합운동장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원정같은 홈경기를 치러야 했다. 올해는 그나마 좀 나아졌다. 강릉 주경기장을 사용하게 됐다. 그러나 춘천에서도 홈경기를 치러야 했다. 두 구장을 동시에 홈으로 쓰는 이상한 운영을 했다.
결과는 별로 좋지 못했다. 홈구장을 번갈아 이용하는 게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올해 성적으로 입증됐다. 최근 이야기가 다시 나오는 전용구장 건립까지는 당장에는 불가능하지만, 연고지를 확실하게 정리하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내년 시즌 성적 반등을 위해서는 클럽하우스와 홈경기장이 서로 멀리 떨어진 폐해는 필수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