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Back'(내가 돌아왔다)
'2020~2021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여자 프로농구'가 3주간의 휴식을 취한 후 지난 22일 2라운드를 재개했다.
25일까지 6개팀이 각각 1경기씩을 치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의 '나비효과'가 예상 외로 크다는 점이다. 주로 베스트 멤버들의 합류이기에 당연히 그렇겠지만, 올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기에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로테이션이 훨씬 여유로워진 것은 물론이고 부담을 덜어낸 동료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까지 나타나면서 시즌 중반까지의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2일 하나원큐와 대결을 펼친 KB스타즈에선 염윤아가 지난달 10일 우리은행과의 개막전 이후 40여일만에 복귀했다. 팀내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대표적인 '블루워커'인 염윤아는 이날 26분56초를 소화했다. 1득점으로 공격에선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5리바운드-5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고 특히 수비에선 강아정과 협력해 하나원큐의 앞선을 잘 막아내며 팀의 5연승에 큰 보탬이 됐다. 염윤아의 복귀로 기존 주전들이 번갈아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었고, 부상중인 김민정을 대신해 투입된 김소담은 26득점으로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기도 했다.
23일 BNK썸을 만나 9점차의 승리를 거두며 2연패를 탈출한 삼성생명도 박하나의 정상적인 합류가 가장 반가운 소식이었다. 박하나는 완치가 힘든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달고 있어 앞선 6경기에서 제 컨디션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하고, 20분도 뛰지 못하는 체력이었지만 3주간의 휴식이 큰 보약이 됐다. 이날 27분44초를 뛴 박하나는 17득점으로 팀 주포로서의 실력을 올 시즌 처음으로 발휘했다. 팀이 이날 성공한 4개의 3점포 가운데, 2개를 박하나가 책임지기도 했다. 외곽에서 박하나라는 공격 옵션이 추가되자 BNK의 수비진은 분산될 수 밖에 없었고, 이를 이용해 배혜윤과 김한별이 골밑을 집중 공략하며 50득점을 합작하면서 확실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기도 했다.
디펜딩 챔프인 우리은행은 최은실의 복귀로 끈끈한 수비 후 공격이라는 확실한 팀 컬러를 되찾았다. 25일 신한은행을 만난 우리은행은 오프시즌 발목 부상으로 인해 재활을 하다가 올 시즌 처음으로 경기에 나선 최은실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일찌감치 3번째 파울을 지적당한 김소니아를 대신해 예상보다 빠른 경기 시작 3분여만에 투입된 최은실은 3점포를 성공시키며 예열을 한 후 미들슛과 골밑슛까지 연달아 꽂으며 단숨에 7득점을 성공시켰다. 9-10으로 뒤지고 있던 우리은행은 최은실의 득점 덕분에 단숨에 16-10으로 역전시켰고, 이후엔 2쿼터 중반까지 10분 가까이 신한은행의 필드골을 막아내고 16득점을 더 합작하며 32-11, 완전한 승기를 잡아낼 수 있었다.
전반에만 14득점으로 팀내 최다점을 올린 최은실은 26분34초를 뛰며 최종 18득점에 4개의 리바운드로 팀의 31점차 대승을 견인했다. 최은실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을 준비하지 못한 신한은행은 경기 내내 반전조차 만들지 못하며 완패했다. 최은실의 복귀 덕에 공수에서 한결 부담을 덜은 김정은은 상대 에이스 김단비를 단 2득점으로 묶는 완벽한 수비력을 보여줬고, 박지현은 후반만 18득점을 기록하는 등 23득점-15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김소니아 역시 로테이션 기용으로 파울 관리에 성공하며 13리바운드로 팀이 리바운드 싸움에서 47-21의 압승을 거두는데 한 몫 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최은실이 아직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기에 공격보다는 수비나 리바운드에서 보탬이 되길 기대했는데, 공격까지 만점 활약을 했다"며 "최은실의 합류로 수비를 앞세운 우리팀의 강점을 올 시즌 처음으로 보여드린 것 같다"며 향후 경기에서의 자신감을 나타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