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상대편이나 저희나 똑같이 힘든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두산 베어스 '정가영' 정수빈이 발야구로 NC 다이노스를 흔들고 있다. 정수빈은 20일 열린 3차전에서도 5회말 기습번트 안타로 NC 배터리를 정신 없게 만들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김태형 감독은 "주자 3루에 있을 때는 사인이 났지만, 정수빈의 번트는 대부분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21일 4차전을 앞두고 만난 정수빈은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생각도 하고, 수비 위치나 상황을 보고 갑자기 기습적으로 시도하기도 한다"면서 "미리 어디다 댈지 생각하고, 이 정도만 살 수 있겠다 계산하니까 성공율이 높은 것 같다"며 웃었다.
풍부한 한국시리즈 경험 그리고 한국시리즈 MVP까지 경험 해본 정수빈은 3차전 승리에 무게를 뒀다. 그는 "우리도 잘 쳤고, 상대도 잘쳤는데 집중력 싸움에서 NC쪽 실책으로 분위기가 우리에게 왔다. 어제 경기가 정말 중요했는데, 그 경기를 이겨서 분위기가 우리에게 온 것 같다"며 기뻐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벌써 9경기를 치렀다. 피곤하지 않냐는 질문에 정수빈은 고개를 저으며 "NC나 우리나 똑같이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어제 저녁 맛있게 먹고 푹 쉬었다. 또 오늘 경기를 하면 내일 쉬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괜찮다"고 답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2015년 포스트시즌이 생각날 수밖에 없는 올해다. 그해 두산은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서 정규 시즌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를 밀어내고 '업셋' 우승을 차지했었다. 공교롭게 올해도 정규 시즌을 극적인 3위로 마친 후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왔다. 시리즈 2승1패로 리드까지 잡았으니 다시 한번 '미러클'을 기대해볼 수 있다. 정수빈은 "2015년에도 우승했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그때랑 비슷한 분위기에 비슷한 느낌이라는 생각을 선수들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때의 좋았던 기억을 지금 다시 하게 되지 않나 싶다"며 활짝 웃었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