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이후 외식업 창업과 폐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은 2002 한일 월드컵과 2018∼2019년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보고서 '음식점은 누구든 언제든 할 수 있다?'에 따르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간 행정안전부 자료를 토대로 일반음식점 105만7651곳의 영업신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2001년과 2002년의 일반음식점 인허가 개수는 각각 7만8800개와 7만3500개로 지난 19년 가운데 가장 많은 해로 기록됐다.
서용희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외식업 창업 증가에) 가장 뚜렷한 영향을 끼친 사건은 2002 한일 월드컵"이라며 "실제로 개최 전년도 상반기부터 개최 전월까지 약 15개월에 걸쳐 다른 어떤 시기보다 월등히 많은 수의 음식점이 개업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첫 월드컵으로 2001년 1월 칼스버그컵을 시작으로 여러 국가와 거의 매달 경기를 가지면서 국민 열기가 점차 달아올랐다"면서 "붉은악마로 대변되는 대규모 거리 응원이 전국적으로 정착되며 외식업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폐업 데이터를 사업체 수가 아닌 '당월 전체 업체 수 가운데 폐업 업체 수의 비중'으로 들여다봤다. 그 결과 2001∼2002년은 폐업 업체의 비중이 작았다. 특히 2001년 4월은 폐업 업체 비중이 0.30%에 불과해 지난 19년간 가장 상대적으로 폐업이 적게 발생한 달로 꼽혔다.
보고서는 "(폐업 증가에 영향을 끼친) 다른 사건은 2018∼2019년 2년에 걸쳐 두 자릿수 인상률을 보인 최저임금 인상"이라며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의 적용 직전인 전년도 12월과 첫 적용된 당해 연도 1월의 폐업 업체 비중은 다른 기간보다 확실히 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19년 3년간 12월 '당월 전체 업체 수 가운데 폐업 업체 수 비중'은 각각 1.10%, 1.05%, 1.07%로 이전 3년간 같은 달 기록한 0.81%, 0.87%, 0.94%보다 컸다. 2018년 1월과 2019년 1월은 각각 0.82%·0.85%로 2016년 1월 0.59%, 2017년 1월 0.73%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특별한 대안으로 선택돼야 할 (외식업) 창업이 '특별한 대안이 없기에' 선택되는 현실은 별다른 진입장벽이 없어 언제든 쉽게 뛰어들 수 있다는 외식업의 특성과 맞물려 초래된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1998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된 이후 수요의 정체에도 과도한 신규 진입으로 시장 포화를 겪고 있다"며, "허가제로의 회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