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유진씨(26)는 넷플릭스를 1.5배속으로 감상한다. 이야기가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 기다리기 지루해서다. 빠르게 한 10분 보면서 계속 시청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 및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요즘에는 한 눈에 제품 효능을 알 수 있는 제품 이름이나 디자인으로 이목을 끄는 '직관적 마케팅'이 인기다.
강력한 소비 주체로 떠오르는 요즘 젊은이들은 기존 제품에 대한 충성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신제품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없다. 또 새롭게 접하는 상품의 이름이 어렵거나 섭취 등 사용법이 까다로우면 금방 흥미를 잃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곧바로 이를 대체할 또다른 새 제품을 찾아 나서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트렌드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식음료 업체들은 흥미와 재미를 손쉽게 얻거나 잃는 최근의 소비 패턴 속 자사 제품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직관적인 상품 네이밍과 패키징으로 무장하는 모습이다.
액상커피 제조회사 빈스힐의 '빼자카페'역시 '튀는' 네이밍과 복고풍 캐릭터, 제품 패키지로 하루에도 수많은 식음료 제품을 접하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5년 커피 사업 진출을 시작한 빈스힐은 2018년 탄생한 '빼자' 캐릭터를 활용해 시리즈 제품 출시에 나섰고, 직관적인 이름과 이에 맞는 패키지 디자인 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빈스힐 관계자는 "'빼자'라는 이름은 패키지에 그려진 여성 캐릭터의 이름이기도 하다"면서 "독특하면서도 복고적인 느낌을 살리고, 저희 제품을 섭취하면 어떤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바로 파악이 가능하다고 느껴 전체 제품 시리즈의 이름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퍼스트헬스케어의 '쏙차'는 스틱포에 담긴 커피대용 분말차로, 이름은 '한포 씩 쏙 빼먹으면 쏙 하고 브이라인이 되는 차'라는 제품 콘셉트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또 제품 후면에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와 '쪄죽뜨(쪄죽어도 뜨거운 음료)' 라는 줄임말이 사용돼 눈길을 끈다.
쏙차 관계자는 "10~20대 연령층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목표 아래 귀엽고 직관적인 상품명이 어울릴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많은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업계 내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일부 업체들이 살아남는 비결은 바로 강렬한 네이밍과 패키징으로 소비자들의 눈길부터 사로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