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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1 콜드플레이어]'쿠에바스 불펜 투입' KT의 초강수, 결과는 1차전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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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회심의 노림수였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불펜 대기시키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3차전 선발 등판이 예상됐던 그의 불펜 대기는 의외의 선택. 정규시즌 10승을 거둔 쿠에바스지만 투구 기복이 있었던데다 부담감이 큰 포스트시즌에서의 불펜 기용은 쉽게 결정하기 힘든 강수였다.

불펜은 이번 시리즈에서 KT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31홀드로 홀드왕을 차지한 주 권과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버티고 있긴 하다. 그러나 징검다리 역할을 할 만한 투수들의 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현우 유원상 이보근 전유수 하준호 등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두산 타선을 상대하기엔 무게감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감독은 이런 약점을 뛰어난 변화구 회전수를 갖춘 쿠에바스를 활용해 풀고자 했다. 이 감독은 "1차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차전을 이긴다면 4차전 안에 끝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며 "쿠에바스를 1차전에 불펜으로 활용해 승리한다면 4차전 선발로 세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단, 전제 조건을 달았다. 이 감독은 "오늘 (승리) 확률이 있다면 쿠에바스 등판도 가능하다. 단, 큰 무리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형준이 6이닝까지 간다면 아낄 필요가 있다. 6이닝까지 가더라도 2~3점차 리드 상황이라면 쿠에바스를 새로운 이닝이나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1이닝 정도 활용해보려 한다. 접전 상황이라면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날 쿠에바스 카드를 꺼내들었다. 0-0의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던 8회초에 세 번째 투수로 쿠에바스를 선택했다. 소형준이 6⅔이닝을 막고 2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주 권에게 넘겼고, 주 권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이날 최대 위기를 넘겼다. 이어진 공격에서 KT가 무득점에 그쳤지만, 이 감독은 접전 상황에 기용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뒤집었다. 1이닝을 막고 김재윤으로 이어지는 운영을 구상했다.

쿠에바스는 선두 타자로 나선 대타 최주환에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2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몸쪽 승부를 택한 게 화근이었다. 이어진 타석에서 정수빈의 번트 타구가 뜨자 쿠에바스는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포구에 실패했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데 그쳤다. 쿠에바스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당겨친 타구가 1루수 직선타가 되면서 아웃카운트를 추가했지만, 오재일이 친 유격수 방향 깊숙한 타구가 내야 안타가 되면서 2사 1, 3루 상황에 놓였다. 결국 KT 벤치는 김재윤을 호출할 수밖에 없었다.

쿠에바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김재윤은 김재환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면서 연속 실점했다. 8회말 공격에서 유한준의 2타점 동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지만, 조기 호출한 김재윤은 9회초 결승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KT가 히든카드로 내밀었던 쿠에바스 투입은 결국 실패로 귀결됐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