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축구대표팀 캡틴' 메건 라피노(35)가 마침내 동성연인인 'WNBA 농구스타' 수 버드(40)에게 프러포즈했다.
지난해 미국의 프랑스여자월드컵 2연패를 이끈 라피노와 미국 여자프로농구 시애틀 스톰 에이스인 버드는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계 동성 커플로 2016년 이후 지난 4년간 서로를 향한 확고한 믿음 속에 공개연애를 이어왔다.
버드는 1일(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햇살이 쏟아지는 풀사이드에서 라피노가 무릎을 꿇고 반지를 끼워주며 청혼하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설명을 따로 달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명백한 프러포즈였다. 라피노는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 직후 '수 버드 당신이 없었더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로맨틱한 소감을 전한 바 있다.
해당 포스트 아래 전세계 스포츠팬들의 축하가 쏟아졌다. 미국 방송 CNN은 '궁극의 스포츠 파워커플이 약혼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버드의 소속팀인 시애틀 스톰 역시 공식 SNS에 이 게시물을 인용해 '결혼 시즌, 파워커플의 약혼을 축하합니다! #사랑은 승리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2016년 말 연인이 된 이후 두 선수는 각자의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어왔다. 올해 마흔 살이 된 버드는 미국여자농구의 간판스타로 4개의 올림픽 금메달과 4개의 월드컵 우승컵을 획득한 현역 레전드다.
캡틴 라피노는 2012년 런던올림픽 우승, 여자월드컵 2연패를 이끈 세계 여자축구의 아이콘이다. 지난해 월드컵에 6골을 몰아치며 최다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부트와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를 받았고, 전세계 최고의 여자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여자선수상''FIFA 올해의 여자선수상' 영예도 누렸다. 이들은 2018년 스포츠계 동성커플 최초로 미국 ESPN '바디 이슈'의 커버를 장식했고, 이후 스포츠를 뛰어넘어 사회 전반의 평등 이슈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라피노는 공개석상에서 동성애 혐오, 인종차별, 남녀차별 등 세상의 모든 차별에 반대해왔다. 2015년 미국 게이레즈비언 스포츠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미국축구연맹을 상대로 국가대표팀 성차별과 관련 소송을 제기해 남녀 축구대표팀에 대한 동일 임금, 동일한 처우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녀는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 연설에서도 축구계 남녀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후 "호날두, 메시, 즐라탄 나 좀 도와달라"며 평등 이슈에 함께 목소리를 내자고 독려했다. "나는 한편으로는 아주 좋은 축구선수이자 한편으로는 그라운드 밖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지지를 받는 선수다. 사람들은 내가 사회의 많은 문제들에 대해 해법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로 인해 다른 선수들도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