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배우 김정태가 간경화 간암 투병을 이겨내고 과거 영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에 함께 출연했던 단역 배우 친구들을 찾으러 나왔다.
김정태는 28일 방송한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단역 시절 동고동락했던 신범식, 주명철 배우를 찾고 싶다"며 "이분들이 그 이후에 영화 등 작품 활동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릴때 주류 유통 등의 사업을 하던 아버지 덕분에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김정태. 김정태는 "1980년대 기사 딸린 집은 별로 없었을 것"이라며 "집에 늘 돈이 있었다. 거실에 돈단지에서 돈을 꺼내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아버지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가세가 기울었고, 이후 그에게 연기는 생계수단으로 여겨졌다.
김정태는 "연기에 대해 그렇게 재미있게 한 적이 없다"며 "영화 '이재수의 난'으로 데뷔했다. 오디션이 큰 규모로 진행됐다. 약 5천명이 참가했다. 운좋게 26살에 합격해서 연기활동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해적, 디스코왕되다' 찍으면서 무술의 달인을 만들어달라는 감독님 주문에 무슬감독님 밑에서 엄청난 훈련을 받았다. 산을 오르내리락하는 훈련을 계속했다. 9명이 시작했는데 마지막에는 저만 남았다. 이런 거라도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배우 길을 가는 나에게 전재산 3만원을 주더라. 눈물이 앞을 가리더라"며 "간경화를 이기면서 찍었던 영화 '똥개' 무대 인사때 온 엄마가 너무 많이 우셨다. 제가 아픈 걸 참고 찍은걸 아셔서 그랬다"고 말했다.
김정태는 "엄마가 저와 같은 병으로 돌아가셨다. 저보다 2~3년 뒤 발병하셨는데 너무 늦게 발견되서 치료도 제대로 못하고 보내드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정태는 3번의 간경화와 간암 재발을 견뎌내고 지금은 완쾌된 상태. 그는 "간암 종양이 장기 뒤쪽에 있어서 복강경으로 불가, 개복해서 장기를 들어내고 뒤쪽 종양을 제거해서 지금은 체크 받으면서 살고 있다. 의사 선생님에게 칭찬받을 정도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정태의 과거 절친들을 찾기 위해 수소문이 시작됐다. 주명철은 최근까지 작품 활동을 한 상황. 영화 '구마적'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제작사와 조연출, 무술감독 등을 거쳐 연락이 닿았다. 주명철 신범식 두 사람은 "나는 추억으로 남고 싶어요. 지금 활동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나가고 싶지 않다"고 모두가 거절했다.
드디어 만남의 장소에 온 김정태는 제작진이 준비한 추억의 사진이 걸린 계단 길을 오르면서 두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한참만에 등장한 두 사람과 김정태는 얼싸 안았다.
친구들은 "몸도 좀 안좋아서 안나오려고 했다. 예전 좋았던 기억 남겨놓고 싶었는데 살 날이 얼마 안남은것 같더라구요. 안나온다고 이야기했는데 당시 고생했던 시절이 힘들었지만 행복했더라"고 나오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세 사람은 과거 힘들고 배고팠던 시절 상상으로 먹었던 삼겹살을 진짜 먹으며 그때의 추억을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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