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주말 네덜란드에서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전통명가 아약스가 네덜란드 림뷔르흐 코베노 스타디온 더 코에에서 열린 VVV펜로와의 2020~2021시즌 에레디시비 6라운드에서 야구에서도 쉽게 나오지 않을 법한 13대0이란 스코어로 쾌승을 거뒀다.
전반 12분 위르겐 에켈렌캄프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4골을 퍼부은 아약스는 후반 초반 상대선수의 퇴장 이후 슈팅 연습을 하듯 펜로를 몰아친 끝에 9골을 추가했다.
19세 공격수 라시나 트라오레가 '전설' 마르코 판 바스텐 이후 처음으로 단일경기 5골 기록을 세웠다. 트라오레와 에켈렌캄프를 비롯해 두산 타디치, 안토니, 달레이 블린트, 클라스 얀 훈텔라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등 총 7명이 득점했다.
'13대0'은 에레디비시 역사상 최다골차 기록이다. 아약스는 자신들이 세운 기록을 스스로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1972년 5월 비테세전에서 나온 12대1이었다.
상대에게 45개의 슛을 허용하며 그야말로 난타를 당한 펜로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주장 아르얀 스빈켈스는 "기회조차 없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할 말을 잃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스 데 코닝 펜로 감독은 "우리 선수가 퇴장을 당한 이후 아약스가 공 돌리기 연습(론도)을 하는 것 같았다"며 "아약스가 너무 잘했고, 우리는 다같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펜로 구단은 훈텔라르에게 페널티를 실점한 직후 트위터에 만화 캐릭터인 심슨이 풀숲으로 숨는 '짤'을 올렸다.
펜로는 단숨에 리그 최다실점팀(22골)으로 등극하는 동시에 3패째(1승 2무)를 기록하며 순위가 11위까지 추락했다.
반면 이날 13골 포함 6경기에서 24골을 몰아친 아약스는 5승 1패 승점 15점을 기록하며 선두에 올라섰다.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PSV에인트호번(승점 13점)과 2점차다.
데 코닝 감독은 "누가 죽은 건 아니다. 머리를 들어 가슴을 앞으로 내밀자"고 당부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