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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김혜성 "'종이꽃' 촬영서 멜랑꼴리한 감정 느껴..실제로 마음만 효자인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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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혜성(32)이 "아들에게 늘 '사랑한다' 말하는 아버지, 실제로 나는 마음만 효자인 아들이다"고 말했다.

휴먼 영화 '종이꽃'(고훈 감독, 로드픽쳐스 제작)에서 장의사 성길(안성기)의 아들 지혁을 연기한 김혜성. 그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이꽃'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종이꽃'은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들과 살아가는 장의사가 옆집으로 이사 온 모녀를 만나 잊고 있던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 4월 열린 제53회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에 해당되는 백금상과 남우주연상(안성기)을 수상한 '종이꽃'은 개봉 전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 관객의 주목을 받으며 기대작으로 등극했다. 장례문화에서 사용된 종이꽃은 꽃이 귀하던 시절, 소외당하거나 가난했던 이에게도 삶을 정리하는 마지막에 숭고함을 표현하기 위해 장식으로 사용했는데, 영화 속 '종이꽃' 역시 인간의 존엄에 대한 평등을 이야기하며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종이꽃'은 '퇴마: 무녀굴'(15, 김휘 감독) 이후 5년 만에 '종이꽃'으로 스크린에 컴백한 김혜성의 열연이 돋보인다. 극 중 미래가 촉망되는 의대생이었지만 우연한 사고로 인해 삶의 희망을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는 지혁 역을 맡은 김혜성. 옆집으로 이사 온 은숙(유진)이 병간호를 맡게 되면서 사고 이후 처음으로 잊고 있었던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는 캐릭터를 소화한 김혜성은 녹록하지 않은 휠체어 연기는 물론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섬세한 감성 연기, '대배우' 안성기와 뭉클한 부자(父子) 호흡으로 영화의 진정성을 끌어올렸다.

이날 김혜성은 30대 이후 변화된 삶과 책임감에 대해 "30대부터는 좀 더 책임감도 생겼고 스스로에 대해 무게가 좀 더 무거워지는 것 같다. 주변에서 가족들 보면서 많이 느낀다. 열심히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하고 가족을 비롯해 주위 분들 모두 그렇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부끄럽지 않게 살려면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좀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들 보면서 많이 느끼고 있다. 내 가족이 정말 열심히 사는데 그런 부분이 직접적으로 와 닿는다. 그리고 '앞으로 좀 더 부모님한테 잘해야 겠다'라는 생각도 많아졌다.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효자인데 표현하기 쉽지 않다. 실제로는 무뚝뚝하고 툴툴대는, 표현을 잘 안하는 아들이다. 반대로 아버지는 경상도 분인데도 아들에게 표현을 많이 하는 아버지다. 지금도 하루에 한 번 통화하고 마지막에는 늘 '사랑한다'라며 전화를 끊으신다. '종이꽃'을 촬영하면서 반성도 많이 하게 됐다. 아버지에게 표현을 해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사랑이 많으시고 헌신적인데 이런 아버지에게 여전히 적응이 안된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또한 "'종이꽃'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 아버지인 안성기 선생님을 안는 장면이다. 우리 아버지를 안는 것 같아 뭉클했다. 또 '우리 아버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안 안아줬는데'라며 반성하기도 했다. 그 장면 찍으면서 슬프기도 하고 아버지의 무게를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멜랑꼴리한 감정이 생겼다. 많이 뭉클했다"고 덧붙였다.

'종이꽃'은, 사고로 마비가 된 아들을 돌보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장의사 성길이 다시 한번 희망을 꿈꾸는 이야기를 다룬 가슴 따뜻한 작품이다. 안성기, 유진, 김혜성이 출연하고 '어멍'의 고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로드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