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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심층분석]비공인 160㎞? KBO 강속구는 왜 '공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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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7일 고척 두산-키움전. 9회초 마무리를 위해 등판한 키움의 우완 투수 안우진의 구속이 화제였다. 두산 김재환과 상대할때 5구째 던진 공이 방송사 중계 화면 상으로 '160㎞'이 찍혔기 때문이다. 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들도 달성하기 힘든 꿈의 숫자 160㎞. 하지만 안우진의 구속은 '비공인'이며, 실제 KBO가 측정한 구속과도 차이가 있다.

안우진이 김재환과 상대할때 구속 160㎞으로 측정된 공은 키움 전력분석팀의 측정 구속으로 157㎞이었다. KBO 중계 어플에서도 160㎞으로 기록됐으나, 스포츠투아이로부터 제공받는 KBO의 측정 구속은 당시 155.9㎞였다. 꽤 큰 차이가 있다. 오히려 김재환 타석에서 던진 초구가 156.8㎞로 이날 안우진이 던진 공 중 가장 빨랐다. 해당 공은 문자 중계 어플에서는 150㎞으로 오히려 KBO가 제공받은 기록보다 낮게 측정됐다.

▶올해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알칸타라

PTS 기준으로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두산 라울 알칸타라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KBO리그 전체 최고 구속 1~9위를 모두 혼자서 휩쓸었다. 알칸타라가 6월 16일 삼성전에서 2회초 박승규를 상대할때 3구째 던진 공이 158.9㎞로 올 시즌 가장 빠른 구속으로 측정됐다. 올 시즌 158 이상을 던진 유일한 투수이기도 하다. 알칸타라에 이어 SK 리카르도 핀토가 6월 11일 LG전에서 2회말 김민성을 상대로 던진 9구째 공이 157.7㎞을 기록하며 전체 10위에 올랐다. 국내 투수들 중에서는 안우진이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 안우진은 8월 16일 롯데전 7회말 손아섭을 상대로 2구째 156.8㎞을 기록했다. 안우진 외에는 두산 이동원이 5월 5일 LG전에서 156.1㎞로 '유이'하게 100위 안에 들었다.

▶역대 가장 빠른 공은

과거에도 강속구 투수들이 있었지만 현재와 구속 측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 순위를 꼽기가 힘들다. KBO도 PTS가 도입된 2010년대 초반 이후로 측정된 구속들을 데이터화 해놓은 상황이다. PTS 기준으로 160을 던진 유일한 투수는 2016년 한화에서 뛰었던 파비오 카스티요다. 당시 시즌 도중 영입됐던 카스티요는 평균 150 후반대 강속구를 던졌다. 2016년 10월 3일 경기에서는 160.4㎞를 던져 최근 5년 중 가장 빠른 구속으로 측정됐다. 2위는 2018년 LG 헨리 소사가 기록한 159.4㎞, 카스티요, 소사, 알칸타라가 '톱 10'을 휩쓸면서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PTS 기록으로 잡히지는 않았지만 역대 최고 구속 1위는 2012년 LG 레다메스 리즈의 162㎞, 역대 국내 선수 최고 구속은 2004년 SK 엄정욱의 158㎞로 알려져 있다.

▶KBO리그 구속 측정의 한계

결국 KBO가 수집하는 구속과 구단 전력분석팀 측정 구속, 방송사 측정 구속, 전광판 구속이 모두 다르다. 각자 조금씩 다른 위치에서 다른 장비를 사용해 구속을 측정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구장의 특성과 위치가 각각 다르고, 장비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또 KBO가 기록 전문 업체 스포츠투아이를 통해서 받는 구속 역시 '공식'이 아니다. 물론 KBO는 '일관성'에 있어서 스포츠투아이가 사용하는 PTS(투구추적시스템) 활용 측정법이 적확하다고 보고있다. 최근 구단들은 대부분 트랙맨을 사용한다. PTS는 카메라 촬영 기반, 트랙맨은 레이저 측정 기반이다. 하지만 KBO가 구속을 '인증'하지 않고, 참고적으로 수집하는 자료로서의 특징이 더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