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일단 초반 탐색전이 끝났다. 42.195km의 마라톤으로 치면 이제 초반 5km 정도를 달렸다.
확실히 예상과 빗나가는 결과가 나왔다. 컨디션이 100%가 아닌 1순위 외국인 선수 변수, 많은 부상 변수와 비시즌 준비. 이런 복합요소들이 작용한 결과물이다.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전자랜드다. 모 기업의 다음 시즌 운영 포기, 변변한 FA 보강 작업이 없었던 전자랜드. 하지만 4연승이다. 예상대로 SK가 3승1패를 기록하면서 2강을 형성했다.
반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였던 DB와 KGC는 초반 약간 주춤하고 있다. KT, 오리온, KCC와 함께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하위권 팀은 현대 모비스다. LG, 삼성과 함께 순위표 밑에 있다.
현 시점에서 어떤 원인이 작용한 것일까. 과연 앞으로 순위권 레이스에서는 어떤 변동이 있을까.
▶전자랜드 돌풍은 계속될까
전자랜드는 4연승이다. KGC에 예상 밖 승리를 따냈고, SK도 물리쳤다. 시즌 전 2강이라 불리는 팀들을 모두 물리쳤다. 이후, LG에 쉽게 승리. KCC와의 경기에서 66-66, 동점 상황에서 극적인 결승골로 4연승을 질주했다.
확실히 인상적 부분은 있다. 초반 2경기, 정영삼이 부활했다. 클러치 타임에서 득점을 몰아넣었다. LG와 KCC전에서는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이 돋보였다. 헨리 심스, 에릭 톰슨 뿐만 아니라 김낙현 전현우 이대헌도 인상적이었다.
즉, 철저한 비 시즌 준비와 부상 변수를 없애면서 초반 좋은 페이스다. 그동안 전자랜드는 강력한 수비를 가지고 있지만, 클러치 타임의 득점력이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 철저한 시즌 준비가 장기 레이스에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이상한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전자랜드의 철저한 준비는 돌풍을 일으켰고, 좀 더 안정적 시즌 운영을 할 수 있다. 단, 하나, 여전히 두 외국인 선수의 인사이드 득점력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김낙현 정영삼 전현우의 클러치 득점력도 변수는 될 수 있다.
SK는 예상대로 잘 나간다. 자밀 워니는 특유의 플로터로 여전히 리그 최상급 외국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안영준과 최준용의 초반 이탈이라는 악재에도 강력한 조직력으로 변수를 이겨냈다. 이변이 없는 한 SK의 순위는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중위권 변수들
KT는 비 시즌 수비에 대한 강조를 많이 했다. 실제 시즌 초반 만만치 않은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존 이그부누의 골밑 장악력과 마커스 데릭슨의 클러치 타임 득점력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허 훈은 여전하고, 양홍석이 공수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단, 이그부누는 무릎부상으로 당분간 치료가 필요하다. 이 부분이 변수다.
DB는 치나누 오누아쿠와 계약을 해지하고 타이릭 존스를 데려왔다.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DB는 두경민과 허 웅이 있었다. 이상범 감독 특유의 12인 로테이션으로 변수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종규와 윤호영이 다쳤다. 결국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부상 변수가 DB의 초반을 어둡게 하고 있다.
오리온은 1순위 외국인 선수 제프 위디가 없었다. KT와의 개막전 3차 연장 패배로 인한 후유증이 있었다. 하지만, 이대성과 이승현, 2순위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의 고군분투와 제프 위디의 복귀로 탄력을 어느 정도 받고 있는 상태다.
KCC는 라건아가 부상으로 일시적으로 이탈한 상황. 시즌 초반 이정현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지난 주말 경기에서 컨디션이 올라왔다. 단, 여전히 라건아의 복귀, 12인 로테이션의 안정화 등의 숙제가 있다.
KGC는 시즌 초반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오세근과 양희종이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팀에 마이너스가 됐다. 단, 주말 2경기를 잡아내면서 반전의 틀은 마련했다.
▶3약의 문제점과 10개팀 향후 행보
LG는 공격농구를 한다고 천명했다. 단, 공수 밸런스가 좋지 않다. 야투율이 떨어지면서 팀 컨셉트 자체가 초반부터 흔들리는 모습이다. 삼성은 가드진의 경기 운영이 문제다. 3쿼터까지는 경기력이 좋지만, 막판 클러치 타임에서 극도로 경기가 나빠진다. 현대 모비스의 경우, 1순위 외국인 선수 숀 롱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앞선 수비가 무너진 상황이다.
10개 팀 모두 아직까지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핵심 선수들의 컨디션, 부상 변수에서 좀 더 자유로운 팀이 상위권, 그렇지 못한 팀이 하위권이다. 전자랜드는 약간 불안하지만, 기세가 상당하다. SK는 안정적이고, KGC와 KCC, 오리온은 점점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KT와 DB는 기로에 서 있다. LG와 삼성은 구조적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고, 현대 모비스는 숀 롱의 컨디션 조절이 최대 과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