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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매치 마친 김학범호, 최종 엔트리 전쟁 '중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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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모든 선수들이 계속 경쟁해야한다. 그 누구도 올림픽 본선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A대표팀과의 스페셜 매치를 마친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강력한 메시지였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약 9개월만에 소집된 김학범호는 1무1패로 2연전을 마무리했다. 사실 승패는 중요치 않았다. 김학범호의 로드맵은 내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맞춰져 있다. 18명의 최종엔트리 선발을 위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를 시작한 김 감독에게 이번 스페셜 매치는 중간 고사의 의미였다. 실제 송민규(포항) 정도를 제외하고는 기존의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부름을 받았다.

사실 경기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2대2로 끝났던 1차전에서 "50점도 되지 않는다. 선수들 혼 좀 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보였던 김 감독은 2차전에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이동준(부산) 등 핵심 자원들이 A대표팀에 승선하며 100% 전력을 꾸리지 못한 올림픽대표팀은 빌드업에서 어려움을 드러냈다. 과감한 압박과 빠른 역습은 좋았지만, 공격 전개, 수비 조직 등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1, 2차전 동안 선발한 23명의 선수들 모두에게 기회를 줬다. 골키퍼 3명도 모두 뛰었다. 1, 2차전 모두 선발로 출전한 선수는 조규성(전북) 정승원(대구) 조영욱(서울) 3명에 불과했다. 최대한 많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지켜보며 점수를 매겼다. 김 감독은 개별적인 선수 평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포지션별로 돋보인 선수들은 있었다.

일단 최전방에서는 오세훈(상주)이 앞서는 분위기다. 오세훈은 타깃형 스트라이커라는 확실한 컨셉트로 경쟁력을 보였다. 등 지는 플레이는 물론, 높이를 활용한 헤더, 슈팅, 여기에 경기 템포를 올리는 리딩능력까지 선보였다. 조규성은 확실히 지난해 보다는 폼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조규성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와일드카드를 원톱 자리에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학범호 최대 강점인 2선에서는 송민규까지 가세하며 더욱 치열해졌다. 송민규는 아기자기하고 빨랐던 2선에 힘과 높이라는 새로운 옵션을 더해줬다. 아직 팀플레이에 녹아들지는 못했지만, 개인기량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기존의 김대원(대구) 정승원 조영욱도 나쁘지 않았다. A대표팀으로 갔던 이동경 이동준이 합류하고, 여기에 '유럽파' 이강인(발렌시아) 정우영(프라이부르크)까지 더해지면 2선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3선은 원두재의 공백이 느껴졌다. 올림픽대표팀은 원두재가 3선에서 방향을 설정하고, 2선에서 속도를 올리는게 주 전략이다. 그런데 3선에서 제대로 2선까지 볼이 전달되지 않다보니, 공격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김동현(성남) 한찬희(서울) 맹성웅(안양)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원두재가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호흡을 맞춰줄 수비형 미드필더의 존재가 절실해 보였다. 백승호(다름슈타트) 카드를 고려해볼만 하다.

수비 역시 아쉬웠다. 좌우는 물론 중앙도 불안했다. 상대가 한수위의 기량을 가진 팀이었지만, 뚜렷한 특징을 보여주지 못했다. 윤종규(서울) 이유현(전남)이 포진한 오른쪽에 비해 강윤성(제주) 김진야(서울)가 자리한 왼쪽 풀백이 다소 아쉬웠고, 정태욱 김재우(이상 대구) 이상민 김태현(이상 이랜드)의 중앙 수비도 1, 2차전 소속팀 짝꿍에 맞춰 투입했지만 기대 이하였다. 울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설영우, 유럽에서 뛰고 있는 이재익(앤트워프) 등을 추가로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다.

골키퍼는 송범근(전북) 천하다. 이광연(강원) 안찬기(수원)도 기회를 받았지만, 송범근만큼의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올림픽에는 18명만이 나설 수 있다. 와일드카드까지 가세할 경우 15명, 이중 골키퍼를 제외하면 필드플레이어는 단 13명만이 선발된다. 김 감독은 "11월 소집에는 더 많은 선수들을 보고 싶다"고 했다. 추가 경쟁을 예고한만큼, 김학범호의 최종엔트리 경쟁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