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송윤아(47)가 "'돌멩이' 속 내 모습 보며 한계 느껴 아쉽다"고 말했다.
휴먼 영화 '돌멩이'(김정식 감독, 영화사테이크 제작)에서 가출 소녀 은지(전채은)의 보호자이자 성당 산하의 청소년 쉼터 센터장 김선생을 연기한 송윤아. 그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돌멩이'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8살 마음을 가진 어른아이, 10대 가출 소녀, 성당 신부님, 선생님, 그리고 이웃들 등 우리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는 인물들의 일상이 예기치 못했던 사건의 발생으로 전혀 다른 온도로 변해가는 모습을 담은 '돌멩이'. 편견과 의심, 믿음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현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마녀사냥과 책임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며 10월 극장가 출사표를 던졌다.
'돌멩이'는 '대세' 김대명을 필두로 '웨딩드레스'(10, 권형진 감독) 이후 10년 만에 스크린 컴백한 송윤아, 믿고 보는 '신 스틸러' 김의성, '괴물 신예' 전채은까지 국보급 연기력을 자랑하는 '명품 배우'들의 열연으로 진정성을 높였다. 특히 송윤아는 10년 만의 주연작 '돌멩이'를 통해 한층 더 깊어진 내면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성당의 노신부(김의성)와 오랜 인연으로 청소년 쉼터를 운영하게 된 김선생은 애정어리면서도 이성적인 모습으로 마을 사람들의 신뢰를 산 인물. 하지만 은지와 석구(김대명)가 가까이 지내는 것에 불편한 마음을 가지던 중 그날의 사건을 유일하게 목격하면서 석구의 보호자인 노신부와 대립하는 캐릭터다. 송윤아는 현 사회의 한 모습을 축소판으로 보여준 '돌멩이'에서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를 소화, 영화 속에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 관객들이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질문을 던지며 마음을 흔든다.
이날 송윤아는 '돌멩이' 제작사 대표와 김정식 감독이 자신을 캐스팅한 이유에 "내게 다른 옷을 입혀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늘 작품 속에서 송윤아는 약자 편에 설 것 같고 두루두루 살펴줄 것 같지만 김선생은 그런 인물이 아니지 않나? 자신의 믿음이 답이다고 생각하고 가는 인물이다. 그런 것에 대한 이면성을 송윤아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돌멩이' 속 자신의 연기에 "영화를 보고 나서 역시나 김선생은 내가 하면 안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모든 배우들이 고민하는 부분 중에 하나지만 캐릭터를 보면서 배우가 보여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는다. 그게 보여지고 느껴진 것 같다. 김선생을 봤을 때 자꾸 송윤아가 보여서 굉장히 아쉬웠다. 너무 속상하고 김선생에 누가된 것 같아 미안했다"며 "내가 연기하면서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 있다. 김선생이 좀 더 악역처럼 보이면 드라마틱하지 않을까란 아쉬움도 남는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2년 전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돌멩이'를 봤는데 그때는 나만 보이더라. 부족한 것밖에 안 보였다. 시나리오에서 생각했던 김선생의 모습이 아니더라. 부산영화제에서 봤을 때는 김대명, 김의성을 비롯해 우리 영화의 모든 배우들이 안 보였다. 나밖에 안보여서 속상했다. 그때는 여러 모습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두 번째로 봤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많이 났다. 요즘 TV를 보면서도 많이 울긴 하지만 이번 '돌멩이'를 보면서 말도 못 할 정도로 울었다. 그 정도로 울 영화가 아니고 신파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석구만 나와도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돌멩이'는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는 8살 지능을 가진 어른아이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대명, 송윤아, 김의성, 전채은이 가세했고 김정식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