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가 6연승을 달리며 200이닝-200탈삼진 고지에 성큼 다가섰다.
스트레일리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5안타를 내주고 2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를 펼치며 17대2 대승을 이끌었다.
스트레일리는 탈삼진 7개를 보태 시즌 개수를 185개로 늘렸다. 앞으로 15개를 추가하면 2012년 류현진(210탈삼진) 이후 8년 만에 200탈삼진 투수 계보에 이름을 올린다. 아울러 투구이닝도 182⅔이닝으로 늘려 200이닝에도 가까이 다가갔다.
한 시즌 200이닝-200탈삼진은 2006년 류현진(201⅓이닝, 204탈삼진) 이후 지난해까지 13년간 명맥이 끊긴 기록이다. 스트레일리는 남은 시즌 정상 로테이션에 따르면 3경기에 더 나설 수 있다. KBO리그에서 14년 만에 '200-200' 투수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록은 역대로 8명에 걸쳐 10차례 나왔다.
이날 롯데 타선은 초반부터 LG 마운드를 몰아붙이며 대량 득점에 성공, 스트레일리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시즌 첫 2개월간 타선의 도움을 유난히 받지 못했던 스트레일리는 7월 이후 넉넉한 득점 지원에 힘입어 승수 추가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LG 천적'다운 모습도 이어갔다. 이날까지 올시즌 LG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했다. 스트레일리는 104개의 공을 던졌고, 볼넷 1개를 허용했다. 평균자책점은 2.60에서 2.61로 약간 높아졌다.
스트레일리는 140㎞대 후반의 직구와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고루 구사하며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았다. 탈삼진 구종을 보면 슬라이더 4개, 체인지업 3개였다.
다만 실투 몇 개는 아쉬웠다. 3회까지 무안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스트레일리는 15-0으로 크게 앞선 4회초 이형종에게 홈런을 맞고 2실점했다. 여유있는 리드에 마음을 놓았는지, 선두 오지환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스트레일리는 이형종을 상대로 2구째 134.2㎞ 슬라이더를 한복판으로 던지다 좌측 펜스를 포물선을 그리며 넘어가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그러나 이후 집중타를 피하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5회에는 선두 박재욱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정주현을 투수 땅볼, 홍창기와 김호은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에는 2사후 채은성에게 우월 3루타를 내줬으나, 구본혁을 143㎞ 직구로 평범한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가볍게 마무리했다.
경기 후 스트레일리는 타선의 대량 득점에 대해 "난 전광판을 보지 않고 던진다. 점수 주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무실점으로 막는다는 마인드로 피칭을 했다"면서 "4일 휴식이든, 5일 휴식이든 똑같은 루틴으로 준비한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탈삼진 타이틀에 대해 "나는 탈삼진을 가장 좋아한다. 1경기에서 10개의 삼진을 잡는다면 타자로 치면 홈런 1개를 치는 것 이상이다"며 "KBO 타자들이 잘 맞히기 때문에 탈삼진 1위를 하고 있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탈삼진 뿐만 아니라 평균자책점과 투구이닝에서도 1위를 하고 싶은데, 그건 안되고 있어 아쉽다"며 타이틀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