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유재명(47)이 "예술가의 삶, 작품을 선택할 때 가족과 별개로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범죄 영화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 루이스픽쳐스·BROEDMACHINE 제작)에서 범죄 조직의 신실한 청소부 창복을 연기한 유재명. 그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소리도 없이'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소리도 없이'는 범죄 조직을 돕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채, 묵묵히 자기 일을 해 가며 살아가는 두 남자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극악무도한 사건을 일상적인 톤으로 담아내고 또 기존 선악의 잣대와 신념을 비틀고 꼬집으며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기존의 범죄물의 틀을 깬 새로운 스토리와 전개, 명배우들의 열연으로 폭발적인 호평을 얻으며 10월 기대작으로 급부상한 것.
여기에 '소리도 없이'는 유아인, 유재명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과 환상의 케미스트리로 명작을 완성했다. 특히 유재명은 범죄를 돕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채 누구보다 성실하고 근면 성실하게 사건의 뒤처리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신앙심 깊은 독특한 캐릭터에 도전해 재미를 더했다. 허름한 옷차림, 친숙한 말투, 다리를 절어가면서 소심한 범죄 조직의 청소부로 변신한 유재명은 진지한 상황에 예상치 못한 코미디를 던지며 허를 찌른다. 유아인과 찰떡 브로맨스까지 더한 유재명은 제 옷을 입은 듯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을 과시, '명품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유재명은 유괴한 아이를 맡는다는 '소리도 없이' 속 설정에 대해 "배우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해피엔딩을 바랄 것 같다. 해피엔딩으로 끝나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재미있게 볼 것 같지만 배우의 입장에서는 좀 다른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8월 득남해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유재명은 "부끄러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작품을 선택할 때 그런(아이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스스로 배우의 일을 예술가라고 생각하고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서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불편한 소재일 수 있으나 이런 불편한 소재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대중에게 잘 전달되는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작품을 선택할 때 가족과 별개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집에서는 평범하다. 함께 육아를 하려고 하고 일을 하고 늦게 들어올 때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그런 남편이다. 실제로 나는 아이의 삶은 아이의 것이고 내 삶은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선택하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또 나 역시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아인, 유재명, 문승아가 출연하고 홍의정 감독의 첫 상업 영화 연출작이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