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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뇌은행 출범…치매·파킨슨병 등 극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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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뇌은행이 지난 8일 정식 출범해 치매, 파킨슨병 등 난치성 뇌질환 극복에 적극 나섰다. 이와 함께 뇌기증을 통한 생명 나눔 문화도 널리 퍼질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말 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소뇌위축증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임상 전문가들과 병리학 중심의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함께 모여, 뇌 연구를 위한 '뇌은행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후 준비기간을 가져 2019년 9월 뇌은행을 신설했고, 인력과 조직을 체계화해 이번에 개소식 및 축복식과 뇌기증 서약식을 가졌다.

뇌기증 서약식에서 손희송 주교와 김영국 신부, 보직 신부들을 비롯해 김용식 병원장, 김인범 뇌은행장 등 9명이 뇌기증 서약을 통해 생명 나눔을 몸소 실천했다.

행사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으로 인하여 오프라인 행사 참여를 최소화하고 온라인으로 중계를 진행했다. 서울성모병원 뇌은행장 김인범 교수의 뇌은행 소개를 시작으로, 김용식 서울성모병원장의 개소 선언, 김종재 한국뇌은행장과 신현영 국회의원의 축사,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인 손희송 주교의 격려사 및 축복식, 뇌기증 서약식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사무총장 김영국 신부 · 보건정책실장 이경상 신부 · 사업관리실장 박상수 신부 · 종합행정실장 김훈겸 신부, 가톨릭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문정일 교수, 은평성모병원장 권순용 교수 등 보직자와 교직원이 함께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등은 퇴행성 뇌 질환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1906년, 파킨슨병의 경우에는 1817년 소개된 이후, 무려 200여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 질환들의 근본적 치료법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으며, 이 질환들이 왜, 어떻게 발생하는 지에 대한 설명도 미흡한 실정이다.

이렇듯 퇴행성 뇌 질환에 대한 정복이 어려운 이유는 인간의 뇌 변화를 확인할 방법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뇌 과학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사후 뇌 기증을 받아, 뇌 부검과 같이 직접 뇌를 들여다보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민족과 인종이 다른 사유로 국내에서의 뇌 연구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번 뇌은행을 설립한 것이다. 이러한 퇴행성 뇌질환의 연구는 난치성 질환의 극복을 통한 사회적 치유라는 가톨릭의 영성에 가장 충실한 과제이기도 하다.

뇌은행은 치매 및 이상운동질환을 진단받은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고, 사후 뇌 기증을 받아 퇴행성 뇌 질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연구를 위해 만들어졌고, 순수하게 뇌 연구 활동에 그 목적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대를 뛰어넘어 난치의 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손희송 주교는 축사를 통해 "서울성모병원은 1936년 개원 이래, 우리나라 장기이식 분야와 장기기증 운동을 선도하고 있는 병원인 만큼, 인류의 마지막 도전 영역인 뇌과학과 뇌질환 연구 분야에 큰 기여를 하리라 의심치 않으며, 많은 뇌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뇌은행에서 진행하는 연구를 통한 예수님의 치유의 손길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김인범 뇌은행장은 "기증된 뇌조직과 임상경과, 뇌영상 등을 통합한 뇌자원을 확보하여 퇴행성 뇌질환의 예방, 조기진단, 치료법 개발 연구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추후 정신질환 영역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식 서울성모병원장은 "뇌은행은 퇴행성 뇌질환 극복의 유일한 희망을 여는 열쇠와 같으며, 이러한 뇌과학은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미래의학의 지표로 꼽고 있는 영역"이라며, "정부에서도 이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지원을 시작하였듯이 이번 뇌은행 출범으로 우리 서울성모병원의 퇴행성 뇌질환 임상·기초 연구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